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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의 訃音
    obituary 2022. 3. 7. 11:39

    어제 한 친구가 세상을 떴다.

    부지불식 간에 그 訃音을 받았을 때,

    놀랍기도 하거니와 안타깝고 처참한 심경이었다.

    사람의 목숨이 가볍게 여겨지는 코로나 역병 시절에

    친구도 그 흐름에 묻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서다. 

    물론 친구는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운명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상이 그러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친구는 나와 중.고등학교 동기다.

    의령에서 마산중학교로 입학해 나와 만났다.

    친구는 얼굴이 매우 고왔고, 키도 컸다.

    게다가 이름도 여자이름이어서 어느 누구보다도 다정다감했다.

    친구와는 중 3때 같은 반이어서 아주 친하게 지냈다.

    옛날 중학교 다닐 때 사진을 보니,

    그 때 가을 소풍을 부산 범어사와 금강원을 갔을 적에 함께 찍은 게 있다.

     

     

    (마산중학교 3학년 때인 1966년 부산 범어사로 가을 소풍을 가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들)

     

     

    그 후로 고등학교도 함께 진학해 다녔는데,

    같은 반이 아니어서 중학교 때 마냥 가깝게 지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다시 만난 건 5, 6년 전 쯤 페이스북을 통해서다.

    그 후 지금껏 서로 소식을 주고받으며 지내왔다.

    친구는 고향 의령을 굳게 지키는 '고향 지킴이'였다.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은 친구로 하여금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게 했고,

    친구는 그곳 지역의 지방의회 의원 등을 역임했다.

     

    친구의 SNS 활동을 보면 온통 고향 의령에 대한 얘기다.

    그곳 풍물을 소개하고 알리는 글과 사진을 많이 올렸다.

    그러니까 친구는 정계를 은퇴한 후 고향 알리는 일에 전념했을 것이다.

     

    우리는 SNS를 통해 서로 간의 그리움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시간을 내 한번 보자는 약속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내가 친구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간 것은 작년 7월이다.

    그 때 의령과 가까운 대구에서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갈 요량이었다.

    그런데 그 때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친구와 통화가 이뤄지지 않아 만날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그냥 의령으로 갔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아쉽다.

     

    친구는 요 근래 얼마 동안 페이스북에서 보이지가 않았고 그게 나는 궁금했다.

    메시지를 통해 항상 나더러 강건하기를 주문하던 친구였기에 좀 이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전화를 해 볼 요량으로 있던 차에 급작스런 친구의 부고를 받은 것이다.

    아마도 친구는 그 사이에 身病 등 어떤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모양이고,

    그에 따른 결과로 내가 받은 게 친구의 부고였던 것이다.

     

    70 나이를 넘긴 우리들은 이제 죽음이 그리 생소한 것이 아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항상 생각하고 살아갈 나이의 처지들인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렇듯 친한 친구의 죽음을 접한다는 건 그 자체로 슬픈 일이다.

     

    친구는 훨훨 날아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다.

    친구의 명복을 삼가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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