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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酒 史' -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는 경우'
    세상사는 이야기 2019. 9. 26. 12:23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퍼 온 글이다. 중국의 작자미상의 '酒史'라는 제목인데, 부제로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달렸다. 말하자면 술 마시는 핑계거리인 셈인데, 나로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기분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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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밑에 마주 앉아서, 앞산에 석양이 곱게 물들고 아지랑이가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줄도 깨닫지 못한 채 끊임없이 담론하다가 손님이 일어서려고 하면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비가 촉촉히 내릴 때 여관에서 이웃집의 술 거르는 소리를 들으면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맑은 물에 목욕하고 나서 높은 절벽에 누워 꾀꼬리 소리를 들으면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국화는 늙어 가고 단풍은 쇠잔해 가므로 가을 흥취를 견디지 못하여 뜰을 배회하고 있을 때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찾아오면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가을이 깊어 가는 산옥(山屋)에서 등불을 켜고 유협전(遊俠傳)을 읽어 내려가다가, ‘바람 소리 우수수 나니 역수가 차갑구나.[風蕭蕭兮易水寒]’라는 글귀에 이르게 되면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내일 적을 치러 나가려고 깃발과 북을 정돈하고 장검을 어루만지며 날이 새기를 기다리는데 별안간 붉은 햇빛이 땅에 가득함을 보게 되면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공손대낭(公孫大娘)이 칼춤을 추어 태수(太守)의 천묘(千畝)나 되는 대나무밭을 쓸어버렸다.’는 대문을 배울 때는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를 읽을 때는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도연명(陶淵明)의 자만가(自挽歌)에 화답할 때는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당시(唐詩)를 읽다가 이청련(李靑蓮 이백(李白))의 여산폭포(廬山瀑布) 시에 이르면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산창(山窓)에 눈은 개고 새벽 달은 밝으며 우주에 한 점의 티끌 기운이 없으면 한 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거문고를 타다가 끝나갈 때에 갑자기 가을바람이 몰아치는 소리를 듣고 정신이 바짝 나면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다.

    대숲의 그늘이 주렴에 가득하고 임원(林園)은 깨끗한데 창 밖에서 바둑 두는 소리가 들리면 술 생각이 먼저 동하게 된다.

    낙화(落花)를 보면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고,

    좋은 술잔을 받으면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다.

    ​근심이 있는 자가 밤새도록 뒤척이다가 두세 잔 들이마시면 어렴풋이 잠이 오니 또한 쾌족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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