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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 카메라 손질하기
    컬 렉 션 2021. 7. 26. 11:45

    옛날 카메라들은 손질이 중요하다. 매만지고 다듬어줘야 한다.

    그 맛에 옛날 카메라 좋아한다는 말도 있으니.

    특히 여름 장마철에는 신경을 써 보살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탈이 난다.

    올 여름, 나는 그러하질 못했다. 예전보다 카메라들이 기울기는 마음이 시들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 사연이 좀 있는 카메라가 문득 눈에 띄길래 꺼내 만져보다 어라, 싶었다.

    셔터 작동이 되질 않는 것이다.

    하기야 만져본 게 기억에 없을 정도이니 그리 되는 건 당연하다 할 것이다.

     

    올드 카메라 셔터문제는 당연히 카메라 수리전문 기술자가 봐야한다.

    그렇지 않고 잘못 손을 대면 오히려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기술자가 아니어도 수십년 간 카메라를 만져온 처지에서는

    나름 기본적인 응급처치 방법이 있다.

     

    올드 카메라, 더 고상하게 얘기해서 클래식카메라 컬렉터로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게 수리문제다.

    카메라 기기 자체가 오래된 것이니 어쩔 수 없는 고질적인 문제가 그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자신이 직접 수리기술을 배우든가,

    아니면 그 방면의 기술자와 친분을 쌓는 일이다.

    나는 후자를 택해 문제를 해결해 왔다.

    나는 명동이나 충무로의 명성있는 수리기술자들을 거의 다 잘 안다.

    지금은 이 부분도 퇴락의 시기라 종사하는 분들도 거의 없다.

     

    내가 수리의 기본적인 문제를 어느 정도 알고있다는 것은,

    그 분들과 교분을 쌓아왔고 수리하는 과정을 관심을 갖고 봐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게 뭐 별다른 기술은 아니다.

    그저 카메라를 보는 안목과 상식과 순리에 따른 처치로 이해하면 되겠다.

    물론 나의 이런 방법을 전문기술자들은 무시하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고장이 날 때마다 일일이 충무로로 가져 나가는 것도 쉽지않은 일이라

    나는 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그래도 정 안 될 경우엔 가져 나간다.

     

    나는 카메라 셔터문제의 응급적인 해결을 휘발유로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옛날 기계식 카메라 수리에 있어 휘발유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로 나는 알고있다.

    휘발유를 문제가 있는 카메라 부속에 사용하고는 그걸 잘 말려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

    잘 건조시키지 않으면 그게 덕지덕지 붙으면서 상태를 오히려 악화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건조시키는 방법도 보고듣고 또 한편으로 나름 연구를 해 어느 정도는 알고있다.

    셔터문제가 있는 카메라는 옛 독일코닥(German-Kodak)에서 1950년대에 출시한

    레티나(Retina) IIIS 랜지파인더 카메라다.

    셔터릴리즈에 우선 휘발유 두어 방울을 부었다.

    그리고는 셔터를 여러 차례 눌러 준다.

    그 얼마 후 렌즈를 마운트에서 분리해 조리개 막에 휘발유를 두어 방울을 붓는다.

    그리고 에어 브러쉬로 셔터릴리즈와 조리개에 부어진 휘발유를

    어느 정도 시간을 갖고 펌프질을 하며 말려준다.

    10여 분을 그렇게 하고 셔터를 눌렀다.

    셔터가 정상으로 작동하면서 매 속도에서 잘 터졌다.

    그리고 카메라 백커버를 벗긴 상태로 한 동안 두면서 내부 쪽을 에어 브러쉬로 불어주며 마무리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카메라는 작동이 잘 됐다.

    그렇지만, 그 상태로 놔두지 말고 한 두어시간 후 다시 한번 체크를 해 봐야한다.

    그 때도 문제가 없으면 한동안은 괜찮을 것이다.

    나는 소장하고 있는 카메라의 셔터에 문제가 있을 때는 이 방법으로 대개는 해결을 한다.

    경험상 이 카메라는 당분간 별 탈이 없을 것이다. 때때로 손질을 해 주면 더 좋을 것이다.

    레티나 이 카메라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연이 좀 있다.

    3년 전인가, 이 카메라는 이베이(eBay)를 통해 캐나다로 팔려나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캐나다의 그 구매자가 어떤 사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없어진 것이다.

    말하자면 카메라를 받아 볼 수취인이 없어진 것이다.

    그 소식을 캐나다 우정당국에서 나에게 통보를 해 주면서 반송될 것이라고 했다.

    한달 정도 후 카메라는 한국에 도착했고, 나는 국제우체국을 통해 반송료를 내고 카메라를 받았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 캐나다 바이어로부터 어떤 소식이 있기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

    그러니 그 카메라는 엄밀히 말하자면 나의 것이 아닌 셈이다.

    카메라는 그런 어정쩡한 상태로 나와 함께 있는 것이다.

    이 카메라에 유달리 신경이 쓰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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