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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 아들 것은 아들에게?...
    세상사는 이야기 2011. 1. 4. 18:05

    우리 친구들,

    자식들이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나이들이다.

    걔중에는 가정을 꾸려 독립한 아이들도 있을 것이지만,

    아직은 부모들과 함께 사는 자식들도 많을 것이다.

    자식 잘 키웠다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

    공부 잘 하는 것.

    부모 속 섞이지 않는 것.

    좋은 회사 취직하는 것.

     

    대충 이 범주에 속하면 자식 잘 키웠다는 소릴 듣는다.

    이런 범주를 놓고보면, 자식 잘 키운 우리 동기들 많다.

    얘기들 들어보면 대부분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회사엘 다닌다.

    학교를 나와 취직을 하고 좋은 배필을 만나

    가정을 이루기까지가 부모의 최소한의 역할이고,

    '잘 큰 자식'으로서의 도리라 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거기까지일까.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 만 하면

    그 것으로 부모와 자식으로서의 도리가 끝나는 것일까.

    그랬으면 좋을 것이다만,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한 친구가 물었다.

    야, 네 같으면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들어본즉슨 이렇다.

    아이가 취직을, 그 것도 국내 굴지의 기업에 취직을 했다.

    지난 연말에 그 회사 실적이 나와 성과급이 나왔다.

    자그마치 2천만원에 가까운 돈이다.

    엄마와 그 아들이 거실에 앉아 말씨름을 벌이고 있는 것을 들었다.

    엄마는 아들더러 그 성과급 가운데 반을 달라는 것이었고,

    아들은 줄 수 없다는 실랑이였다는 것.

    친구는 어떻게 아무런 짓도 할 수가 없었다.

    나가서 마누라를 거들 수도 없고, 아들을 나무랄 수도 없었다.

    내가 아들한테 지은 죄가 너무 많다.

    해준 것도 없고, 마음에 상처를 많이 줬다.

    다니던 회사를 IMF 외환위기 무렵 나오면서 가세가 기울어,

    한창 사춘기였던 아들에게 적잖은 고생을 시켰다는 것이다.

     

    뭐라 할 것인가.

    생각 같아서는 자식을 나무라고 싶지만, 듣고보니 꼭 그럴 수도 없다.

    그 아들은 대학 다닐 때 락 음악을 했다.

    인디밴드를 꾸려 작곡도 하고 연주도 했다는 것이다.

    모처럼 생긴 목돈으로 장만 못했던 악기 등을 사겠다는 것이다.

    친구도 자식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냥 내 버려 두어라. 손 벌리지 말고.

    자식이 언젠가는 알 것이다. 

    스스로 알고 느끼는 시간이 올 것이다.

    대신 집에서 생활을 하니까 최소한의 생활비는 받아라.

    생활비를 왜 내야하는가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어라.

     

    해 준 말은 이 게 전부다.

    그 친구는 내 말에 가타부타 코멘트가 없었다.

    아들 것은 아들 것이다.

    그렇다고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신의 것은 신에게'라고 설파한

    예수님의 경구를 부모.자식 간에 적용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친구는 그래도 아들을 믿고있는 마음이 돈독했다.

    그 친구는 아들을 잘 키웠는가,

    아니면 잘못 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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