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 學 究

세상이 만만하게 보입니다

김상지 2010. 9. 6. 07:31

'세상이 만만하게 보인다'

 

스마트 폰 CF에 나오는 광고문구입니다.

처음 그 광고를 보고는 좀 심하다 싶었습니다.

스마트 폰을 가지면 세상이 만만하게 보인다는 뜻인데,

그 깟 좀 진화된 휴대폰 하나가 세상을 그렇게 주무를 수 있을까.

그런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막상 스마트 폰을 가져보니 그렇구나 하는 것이지요.

 

어째서 그런가.

젊은 사람들은 어쩔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나이 좀 먹은 입장에서는 이 게 그렇게 편할 수가 없습니다.

조그만 휴대 전화기 하나로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나이에 따른 효용의 한정성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60줄에 들어선 저의 나이를 갖고 말하는 것입니다.

나의 처지로 왜 세상이 만만하게 보이는가 하면,

스마트 폰 이 것 하나만 들고 있으면 마음이 든든해지기 때문이지요.

궁금한 것을 다 알게 해 줍니다. 그리고 어디를 가도 두려울 게 없고,

또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할 필요도 없으니 세상이 그렇게 보이지 않겠습니까.

 

나로서는 제일 편리하고 고마운 게 음악입니다.

아이팟을 가지고 있지만, 그 것에 비해 훨씬 진화됐습니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내가 듣고싶은 음악 만을 골라 담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전에 아이팟을 들을 때는 잘 몰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한 곡 들으려고 CD 한장 을 전부 다운받을 일이 없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잘 구할 수 없는 6, 70년대의 음악들,

예컨대 페기 리(Peggy Lee)나 나다(Nada), 로즈마리 클루니(Rosemary Clooney) 등의

옛 노래를 어느 때고 마음 먹은대로 무료로 다운받아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클래식도 그렇습니다. 전 악장을 다 들을 필요가 없지요.

듣고싶은 부분만 골라 들을 수 있습니다. 참 세상 좋아졌지요.

존 서덜랜드, 마리아 칼라스,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 등

일세를 풍미했던 프리마돈나의 노래,

그리고 클라라 하스킬의 피아노를 어디서건 그렇게 자유롭게 들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양의 동서를 막론한 세상 돌아가는 일을,

시공을 초월해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것, 이 것 또한 대단한 일이지요.

BBC, CNN 두 개를 다운받아 보고있는데, 브레이킹 뉴스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해 줍니다.

물론 국내뉴스는 말 할 것도 없지요.

라디오 또한 전 세계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베이(eBay)와 페이팔(PayPal) 비즈니스도 스마트 폰을 갖고 할 수 있습니다. 

GPS를 이용한 길 찾기와 시내버스 노선, 지하철 정보 등은 기본적으로 알려줍니다.

그밖에 편리한 기능들이 무진 많습니다. 적어도 내 나이 수준으로 봐선 그렇습니다.

 

스마트 폰 가진지 한달 정도 되는데, 

이젠 외출시에 이상한 차림이 됐습니다.

이어폰을 항상 귀에 꽂고 다니니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늙수레한 나이에 좀 어줍잖은 모습이겠으나,

세상을 좀 편리하게 기 안 죽고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즈음 가까운 친구들에게 스마트 폰 과시를 좀 하고 있습니다.

교회엔 안 나가지만 일일성경(daily bible)을 어플을 통해 매일 보면서

그 것을 친구들에게 보냅니다.

친구들이 난리지요. 아니 무슨 바이트가 넘친 영어 메시지가 매일 들어 오느냐면서.

그저께는 문수봉 정상에서 셀프로 사진을 찍어 메시지에 첨부해 보냈습니다.

전에 갖고있던 휴대폰에도 물론 그런 기능이 있었겠지만,

한번도 안 해본 짓입니다.

세상이 만만해져 보이니,

친구들도 만만해져 보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