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거 리

대청봉(大靑峰)의 보름달

김상지 2010. 10. 25. 11:36

 

 

 

설악의 품 속이다.

한계령에서 중청봉(中靑峰) 가는 길.

끝청을 지난 어디 쯤일 것이다.

대청이 손에 잡힐 듯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남았다.

이 무렵이면 지친다.

흐느적거리는 발걸음, 턱에 차오르는 가쁜 숨.

 

지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멀리 하늘을 본다.

대청봉 하늘에 보름달이 걸렸다.

해걸음 무렵이지만 아직도 청명한 가을 하늘,

그 하늘에 높이 뜬 보름달.

 

둥근 달이 손짓을 한다.

얼마 남지 않았다. 빨리 오세요.

산길 발걸음을 다시 추스리자.

우리들이 오늘 머물 곳은 중청이다.

조금만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