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 學 究

지나다, 혹은 지나간다

김상지 2020. 6. 16. 08:01

오늘 어슴프레한 새벽의 산책길.

천변 길을 생각에 잠기어 더듬더듬 걷고있다.

자전차 한 대가 어둠 속에서 후-욱 하며 내 곁을 스치듯 지나간다.

좀 놀라 멈칫거리는데, 자전차는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늙수그레한 영감님이 천연덕스럽게 손을 흔들며 자전차와 함께 가고 있다.

 

내 곁을 툭 스치듯 지나가는 낡은 자전차와 늙은 영감,

그리고 그가 흔들어대는 손.

이상교 선생이 보내 준 책의 한 글이 생각나 집에 와서 찾아보았다.

"삶이란

어떻게든

다 지나가게 마련이다.

그러니 어서

지나가게."

('지나다' 전문)

 

 

 

 

 

이상교 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