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세상

馬山 1박2일

김상지 2010. 8. 27. 13:45

마산만 가면 그리 된다.

술에 저는 것.

첫날 오후까지는 괜찮았다.

진해를 다녀와,

리베라 호텔에서 만날 사람을 만난 후 그 때부터다.

배 철환이가 왔다.

장군내 실개천으로 가자.

장군내 실개천이라니?

그 쪽에 맛있는 집이 있다는 것.

장군내 실개천을 매립된지 오래다.

그래도 옛 정취는 남아 있다.

남 진현이가 오고, 최 형두가 왔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만든 '소폭주'를 기본으로 두어 잔씩 하고,

그 다음부터는 자유롭게 마셨다.

형두는 건강검진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맥주만 마시겠단다.

'면박'을 좀 줬더니, 소주를 조금 타서 마신다.

오랜 만에 만났으니 얘기가 끝이 없다.

진현이는 모처럼 놀고 있는 게 그리도 재미있는 것 같다.

좀 더 놀겠다고 한다.

철환이도 놀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극구 말리는데, 지가 놀고 싶어서 그만 뒀다고 한다.

사장은 찬 바람 불면 다시 출근하라고 종용하고 있다는데,

놀면서도 월급은 나온다고 한다. 호강에 빠져 요강에...

한참 마시고 있는데, 주 권식으로부터 전화.

장훈이 가계에 있겠다는 것이다.

느즈막해서 장훈이 가계로 갔더니, 유 문화와 둘이 마시고 있다.

유 문화 씨부리는 것은 여전하다.

2학년 때 설악산 수학여행가서 찍은 내 사진이 있다는 것이다.

무슨 사진?

여관방에서 노름하는 장면인데, 내가 쪼우고 있는 모습이란다.

회고하자면, 그 때 내가 우리 반 돈을 모두 땄다.

하동출신인 동녕이하고 막판까지 남았는데, 완전 넉다운을 시켰다.

개평준 돈만 해도 많았을 것이다.

딴 돈으로 나는 흥청망청했다.

설악산 수정을 엄청 샀는데도 마산오니 돈이 남았더라.

 

장훈이까지 해서 7명이 앉으니 가계가 꽉찬 느낌이다.

술판이 다시 시작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철환이는 김해가 집이다. 한 2년 됐다는데, 나는 모르고 있었다.

철환이 차 대리운전을 해서 김해로 갔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는데,

철환이 왈, 도착해서 대순씨 앉혀놓고 새벽 3시까지 마셨다는 것.

철환이는 살판 났더라.

돌을 넘긴 손자 재롱에 초승달이 입에 걸렸다.

그 놈, 참 똘똘하게 생겼다.

근처에 사는 딸이 아침에 손자를 맡기고 학교에 가면 철환이 내외가 손자와 논다.

올해 90을 넘긴 큰 어머님은 아직도 정정하시다.

증손자와 나이차이가 90인데도 증손자를 대하실 때는 같은 아기 같다.

 

 

 

 

아침 잘 얻어먹고 철환이랑 다시 마산으로 나왔다. 전어나 한 사라 하자.

최 영탁이의 '바다세계'로 갔다.

영탁이는 이틀 전,  마산 '어시장 축제' 소식을 문자로 알려왔던 터.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26일이 축제 개막날이다.

푸짐하게 차려왔다. 전어가 '떡전어'다. 부드럽고 고소한 게 참 맛있다.

소주 두병이 비어갈 무렵, 김 창린이가 왔다.

전날 점심먹으러 '불로식당'에 갔다가 만났었다.

머리가 허옇고 덩치가 우람한게, 아주 노숙하게 보인다.

전어를 한 접시 더 시켜 먹었다.

영탁이는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친구한테 우찌 돈을 받노.

이러면 앞으로 네 집에 다시 오지 않겠다고 했더니, 4만원만 받겠다고 한다.

오늘 아침, 문자가 왔다. "친구한테 돈을 받은 못난 위인" 운운.

장훈이가 다시 나왔다.

창린이, 장훈이와 함께 선창을 걸었다.

미더덕과 해삼이 먹고 싶어졌다.

좌판에서 그 두가지를 사서는 인근의 '성미'로 갔다.

아줌마가 징그러워서 못 만지겠다고 한다.

도마와 칼을 갖고 오라고 해서 직접 '썽글어' 먹었다.

그리고는 또 발동이 걸렸다.

결국 장훈이 가계에서 1박2일 간의 술판이 마무리됐다.

 

 

 

 

                         (친구 손자의 휴대폰을 갖고 노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