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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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芝河 시인 別世에 부쳐obituary 2022. 5. 9. 10:06
김지하 시인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문득 시인의 체취가 그리워 꺼내 본 시인의 육필원고. 2008년 가을, 일산의 한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내 손에 잡혀준 것이다. 우리는 그때 길거리 벤치에 앉아 마산 얘기를 많이 나눴다. 시인은 나의 고향인 마산과 이런저런 인연이 깊다. 1970년대 초중반, 유신정권에 의해 강제 연금을 당한 곳이 마산의 결핵요양소다. 그 무렵 밤이면 요양소 담을 넘어 시내로 나오면 그 때 대학 1, 2학년이던 우리들과 만나 술을 마시곤 했다. 옛 얘기들을 꺼내 나누면서 추억에 젖으며 함께 많이 웃었다. 시인은 그 무렵 술이 취하면 '설악왕국' 얘기를 하곤 했다. 그러고는 자신의 '설악왕국'의 마지막 왕손이라면서 그 증표를 꺼냈다. 깨어진 면경이었다. 우리 후배들은 그때 시인의 그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