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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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화문 태극기 집회misce. 2022. 10. 23. 10:06
22일 광화문 태극기 집회. 많이들 모였다. 아마도 삼각지에서 좌파들의 대규모 촛불집회를 의식, 그에 대응코자 모여든 인파일 것이다. 경남, 경북, 충북 등 지역의 번호판 버스들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미뤄 전국 각지들에서도 조직적으로 참가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올들어 나도 몇번 참가를 했다. 고교연합 모교 팀에 동기들 몇몇이 항상 나오고있기 때문에 그때 그때 광화문에 나오면 동기들과 만나기도 한다. 집회는 예정 개회시간인 오후 3시에 이르기까지 사전행사가 진행됐는데, 이에는 목소리 쩌렁쩌렁한 사람이 최고다. 그런 사람들 중에 손 머시기라는 분이 단골로 등장하곤 했는데, 오늘은 다른 분이다. 이 분 목소리도 날카롭게 쩌렁대는 게 대중집회에 어울린다. 각종 구호가 난무하는데, 그 핵심은 문재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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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근과 '김자옥 아바타'misce. 2022. 10. 18. 14:25
가수 오승근이 8년 전 먼저 저 세상으로 간 아내 김자옥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영상기술의 발달이라지만, 막상 이런 극적인 순간을 화면에서나마 직접 대하니 놀랍기도 하거니와 한편으로 좀 잔인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들이야 그냥 즐기는 입장에서 보는 것이지만, 아내 김자옥을 끔찍히도 사랑했던 오승근 당사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김자옥 아바타라고는 하지만 그 심정이 어떻했을까 하는 것인데, 대략 짐작이 가기는 한다. ‘빗속을 둘이서’라는 노래를 둘이서 듀엣으로 불렀는데, 목소리도 잘 어울렸고, 화음이나 앙상블 처리도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노래가 긴 여운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막상 아, 저게 아닌데 하는 현실과 마주할 때 느껴지는 막연한 슬픔. 오승근의 인상이 아주 복합적이다. 슬프면서도 기쁘기도 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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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재경마산고 동문모임misce. 2022. 10. 17. 19:05
이제는 이른바 ‘연짱’이 되질 않는 나이다. 하기야 연부역강의 처지들이 아닐 것이니 당연하지 않겠는가. 이틀, 그러니까 어제 고등학교 재경동문 모임에 이어 오늘 17일은 동기친구들 간의 강원도 소풍가는 날인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포기했다. 그 조짐은 사실 어제부터 있었다. 날짜를 혼동한 것이다. 16일이 양재동에서의 동문모임, 17일 오늘이 강원도 소풍 날인데, 그 둘을 혼동, 어제 혼자서 잠실까지 갔다가 다시 양재동으로 가면서 기진맥진한 것이다. 오늘 컨디션 난조는 어쩌면 그에 따른 탓일 수도 있다. 말 나온 김에 어제 재경마산고 동문모임에서 우리 동기 총무 곽동찬 친구가 ‘횡재’를 했다. 행운권 추첨에서 100 몇층짜리라는 롯데호텔 부부 숙박권을 딴 것이다.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심지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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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문턱 북한산 산행misce. 2022. 8. 28. 08:57
어제 북한산엔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구파발 쪽에서 오른 이말산 숲길엔 소슬바람이 불고있었고, 일로 삼천사와 삼천사계곡을 지나 부황사 암문까지의 산길을 걸으면서 모두 가을날씨라고들 이구동성으로 읊조리고 있었다. 암문 아래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는 슬랩에 걸터앉아 바라다 보면서 문득 느껴지는 하나의 모티브. 북한산이 왜 명산인가를 새삼 실감시켜주는 그것이다. 상명대 쪽에서 올라 익숙해진 사모바위를 부황사 암문 쪽에서 바라다보니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러니까 정면이 아닌 측면으로 푸른 하늘아래 멀리 아스라하게 들어오는 모습이 손에 만져질 듯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생각 같아서는 그 길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마저 느끼게 했고, 그래서 우리들은 한참을 거기서 앉아 있었다. 어제 북한산 산행은 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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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가장 살기좋던, 1938년 물가동향misce. 2022. 8. 14. 13:19
역사적으로 미국이 가장 살기좋던 때는 시각과 기준의 차이가 있으나, 대개 스캇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의 배경이 되던 1920년대 초중반, 그리고 미국 역사상 4번의 대통령을 역임한 32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재임시기인 1930년대 말로 꼽혀진다. 그 가운데서도 미국이 '대공황(Great Depression)'을 극복하고 세계 초강대국의 반열에 들어서기 시작한 1938년이 미국이 살기좋은 해였다. 그 해 미국의 물가 등 서민들의 생활물가 지수를 보면 그게 나타난다. 새 집값이 3천900 달러, 그러니까 현재의 우리 돈으로 5백만 원 정도, 새 차 한대 값이 860달러, 평균 주택월세가 27달러 정도였다. 하버드 대학 수업료가 연 420달러, 기름값이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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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면 생각나는 '용치(龍齒)'misce. 2022. 6. 24. 14:19
'용치(龍齒)'라는 게 있다. 한문 그대로 용의 이빨, 영어로는 dragon teeth다. 6월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달이라, 유달리 전쟁이 많이 생각나는 달이기도 하다. 전쟁은 직접 못 겪어봤고 또 못 봤기 때문에, 나의 전쟁에 관한 기억은 영화 속의 전쟁이다. 개인적으로 전쟁영화 중에 가장 기억나는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다. 열 번 이상은 본 것같다. 첫 장면이 압권이다. 오마하 해변에서의 상륙작전, 바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첫날, 즉 D-day 장면이다. 내리 쏟아지는 총탄과 포화 속에 해변과 바다는, 말 그대로 血海屍邊이 된다. 쏟아지는 총탄과 포탄 속의 피비릿내 나는 전장, 그리고 아귀다툼의 비명과 신음. 지옥이 따로 없다. 이 상륙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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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지성주의'와 '에그헤드(Egghead)'misce. 2022. 5. 11. 12:15
윤석열 대통령의 10일 취임사의 한 대목을 듣고 좀 뜨끔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관념과 행태에 물든 정치인들일 것이고 권력에 부화뇌동하는, 이른바 지성인, 지식인이라 자처하는 자들이 아닐까 싶다. "국가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게 '反지성주의'라는 것, 그리고 그 상대적이고 유사한 개념, 이를테면 과학과 진실을 전제로 한 지성주의와 합리주의의 의미까지를 강조한 것이다. 사실 지성과 지성인, 지성주의는 그 개념이 그리 구체적이고 간단하지가 않다. 그걸 보고듣기에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쾌도난마적으로 언급한 것인데, 그로써 정치적인 측면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지성과 지성인,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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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북한산 산행misce. 2022. 4. 30. 19:25
그저께인가, 전국적으로 비가 좀 온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살고있는 능곡엔 비가 오질 않아 좀 긴가민가 했다. 전해듣기로 서울엔 비가 많이 왔다고 하는데, 그걸 오늘 북한산에서 느낄 수 있었다. 산이 웬지 깨끗했고, 신록이 파아란 빛을 더하고 있었다. 비가 온 탓일 것이다. 하늘엔 구름이 끼었지만, 대기는 청명했다. 장미공원에서 탕춘대 암문으로 가는 능선 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보현봉과 동장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 듯 했다. 우리 일행은 8명. 모두들 오랜만에 보는 면면들인 것처럼 재잘거림들이 많았다. 제각기 한 두어 주 건너 띤 텀이었는데도 반갑게 느껴지는 건 아무래도 지루한 코로나의 기승이 좀 갈아앉아 주고 있고, 그래서 그나마 이런 산행을 할 수 있는 모처럼의 즐거운 때문일 것이다. 통상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