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렉 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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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FOCA),' 80년 된 프랑스 라이카 카피 카메라컬 렉 션 2022. 12. 24. 12:45
버리려 창고 한 쪽 구석에 쳐박아둔 옛날 카메라 케이스박스에서 이게 나왔다. 언제 그 속에 넣어 놓았는지 기억에 없다. 프랑스에서 라이카를 흉내내 만든, 그러니까 프랑스의 라이카 카피(French Leica copy) 카메라인 ’포카(FOCA).‘ 1945년부터 60년대 초반까지 시리즈로 만들어져 출시된 35mm 랜지파인더 카메라로 유럽에서 대중적인 인기가 많았다. 렌즈는 오플라(Oplar) 50cm/f. 3.5. 이 카메라는 시리즈 중 1947년에 출시된 two-star PF2B 모델이다. 상태는 외양이나 작동 공히 안 좋다. 외피는 떨어져 나갔고 크롬 바디엔 세월의 흔적이 녹아있다. 그런데 언뜻 그렇게 보이지만,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녹처럼 보이는 부분은 외피가 떨어져 나간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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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목 친구의 세번 째 수필집, <갈모봉 산들바람>컬 렉 션 2022. 10. 8. 19:49
고등학교 동기인 박인목 친구가 낸 수필집이다. 이 책을 어제 받았다. 따끈따끈함과 함께 친구의 노고가 느껴진다. 국세청 국장을 역임한 후 현재 세무법인을 운영 중인 친구는 이 번을 포함해 지금까지 세 권의 수필집을 냈다. 2018년 이래 세 권의 수필집이니,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다작인 셈이다. 그만큼 쓸 게 많았다는 얘기다. 쓸 게 많았다는 건 생각이 많았다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살아가면서 느껴지는 그 모든 게 글쓰기의 대상이다. 그냥 흘러보낼 수도 있는 걸, 친구는 생각에 담아 글로 옮겼다. 살아가는 생활도 그렇고 생각에 부지런함이 묻어난다고 밖에 할 수가 없다. 아니면 이 두 가지, 그리고 글쓰기에 욕심(?)을 좀 부렸다든가. 우스개지만 말을 하는 의미의 '談'자가 들어가는 친구의 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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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관련 희귀 아이템 - 'Haber & Fink Triple-lens Turret'컬 렉 션 2022. 8. 28. 15:46
오늘 SNS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라이카와 관련한 희귀 아이템 하나. ‘헤이버 앤 핑크(Haber & Fink)’ triple-lens turret이라는, 렌즈 세 개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스크류 마운트 렌즈 시스템이다. 라이카 코드 명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알 수가 없으나, Haber & Fink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 것이다. 나로서는 20여년 간 라이카를 만져본 처지에서 이런 렌즈 시스템을 처음 본다. 아래 사진의 렌즈는 광각, 표준, 망원의 35, 50, 90mm 즈미크론(Summicron) 스크류 마운트 렌즈로 이뤄진 시스템인데, 라이카 렌즈 외에도 볼렌삭(Wollensak) 등 라이카 스크류 마운트에 끼울 수 있는 렌즈들로서도 구성할 수 있다. 이 렌즈 시스템에 관해 찾아봤더니, 194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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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陽 성사동 權 僖 선생 묘소컬 렉 션 2022. 8. 18. 18:26
고양에 산지 20년이 넘었지만 주로 일산신도시 쪽에서 생활했고, 그 쪽 위주로만 많이 다녔다. 오래 된 도시 고양의, 말 그대로 원래 터전인 원당(元堂) 쪽은 여즉껏 좀 생소하다는 얘기다. 오늘 마음 먹고 원당전철 역 인근의 성라산 누리길을 걸으려 오르다가 초입에 문화재급 묘소 한 군데가 있어 호기심에 둘러보았다. 여말선초(麗末鮮初)의 문신이었던 정간공 권 희(1319-1405)가 부인과 함께 안장된 묘소로, 고양 향토문화재 38호로 지정된 곳이다. 권 희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나, 외자 이름 돌림의 그 후손들 몇몇은 귀에 익은 이름들이다. 조선 초기 학자인 권 근이 아들이고, 수양대군의 반정에 가세한 권 람이 권 근의 손자다. 고양 성사동 불당골에 조성된 이 묘소는 처음 조성 당시의 옛 형태의 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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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코로나 접이식 포터블 타자기(Vintage Corona Folding Portable Typewriter Circa 1917)’컬 렉 션 2022. 7. 23. 13:08
한 10여년 간 박스에 넣어진 채 그냥 방치상태로 뒀던 ‘코로나 접이식 포터블 타자기(Corona Folding Portable Typewriter).’ 이런저런 케케묵은 짐 정리를 하면서 오늘 한번 박스를 열어 보았다. 고색창연하달까, 1907년 오늘 날 스미스 코로나 타자기 회사의 전신인 미국의 ‘코로나’에서 생산된 것이니 100년을 넘긴 물건이다. 이걸 이베이(eBay) 경매를 통해 어떻게 깨끗하고 상태 좋은 것을 구입, 받아본 후 기름칠 등 손질을 하고는 손대지 않고 그냥 여태 둬왔길래 상태가 우려됐으나, 막상 열어보니 괜찮다. 작동도 이상없이 잘 된다. 이 타자기를 구입한 건, 순전히 어떤 향수 때문이다. 1980년대 초부터 8-9년간 영문저널 일을 하면서 사용했던 게 스미스 코로나 타자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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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Fargo)' - 너무 꼬여버린 샐러리맨의 궁핍과 일탈컬 렉 션 2022. 7. 18. 12:15
연일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다. 이런 혹서에 추운 겨울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로 잠시 더위를 잊어본다. '파고(Fargo)'라는 영화. 1996년에 나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파고'라는 제목은 영화의 스토리가 전개되는 도시의 이름을 그대로 딴 것이다. 미 중북부 노스 다코다 州에 있는 파고는 겨울이 아주 추운 극한의 도시다. 한 겨울 온도가 보통 영화 30도 안팍인데, 영화가 출시된 그 해 1996년 1월 영화 39도까지 떨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이 영화 스토리의 전개도 한 겨울 추운 날을 배경으로 한다. 산과 하천, 도로와 시가 전체가 흰 눈에 덮힌 채 모두 꽝꽝 얼어붙었다. 이런 추운 날씨에 1987년 한 겨울 이 도시에서 일어난 끔찍한 엽기적인 사건, 하지만 그 동기와 시작은 너무나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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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Cast Away)’컬 렉 션 2022. 7. 10. 09:41
태평양 푸른바다의 절해고도에 꼼짝없이 홀로 갇힌 상황은 상상 만으로도 아찔하지만, 더운 날씨 하나 만은 쿨하게 식혀줄 아찔함일 것이다.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나는 무더운 여름이면 항상 이 영화를 떠 올리며 보곤 한다.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태평양 바다, 그리고 그 망망대해의 무인도에 갇혀버린 조난자(cast away)의 절망과 아찔함, 허무감을 만끽시켜 주는 여름에 들어맞는 영화다. 올 여름에도 나는 이 영화를 볼 것이지만, 여느 해와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2000년 영화가 나온지 22년 만에, 나로서는 색다른 재미와 패러다임의 상상을 추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도에 홀로 추락한 주인공 척(Chuck), 그리고 함께 추락한 수하물과 그 잔해들. 척은 정신을 가다듬은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