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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서관에서 우연히 접한 '역사가의 시간'이라는 책은 역사학자인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의 자서전이다. 근 10년 전에 나온 이 책이 오늘 눈에 띈 것은, 나름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그랬다. 3년 전에 쓴 책에서 자료 부족..
어릴 적에 마산에서 살았습니다. 남성동 113번지의 집이었는데, 마산의 소문난 부자인 '玉 부자'의 땅에 지은 여러 집들 가운데 한 집이었지요. 낡고 오래 된 그 집에는 창고가 하나 있었습니다. 일제시대 때 만든 창고였는데, 어떤 용도로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굉장히 어둡고 음침해..
1970년대 초 서부전선 1사단 소총중대에서 통신병을 하고 있을 때다. 상급부대 등과 교신할 적에는 혼선이 많이 생긴다. 따라서 다른 교신도 듣게 된다. 어느 날 정규교신을 하는데, 연대본부 쪽과 하는 어떤 교신을 듣게 됐다. 그런데 그 내용이 재미있고 충격적이다. 아군 GP에 여자 귀신이..
술판이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공 실장은 허리에 차고있는 듯한 그 무엇을 한번 씩 손으로 툭툭 다독거렸다. 윗옷에 덮혀져 불룩하게 보이는 그걸 과시하고자 하는 것일까. 허리에 찬 그 무엇은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는 유난히 불거져 보였다. "어허, 실장님 그거 권총 아이요? 오늘은 어째 ..
간 밤에도 잠을 설쳤다. 벌써 몇 날째인지 모르겠다. 아내가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 게 일주일 전이니 대략 그 기간 동안은 그랬다. 아내가 해외여행을 간다고 해도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아내는 일을 하고 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일로서 아내가 핑계거리를 대면 할 말이 없다. 이번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