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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향토음식이라는 '게국지'카테고리 없음 2019. 3. 20. 21:41
꿈, 아니 입에 그리던 충청도의 먹거리 게국지를 오늘 드디어 먹어 봤습니다. 예전부터 이걸 꼭 한번 맛 보리라 했는데, 오늘 소원 성취(?)를 한 것이지요. 선영 선배와 아침 일찍 길을 떠나 태안 천리포수목원을 둘러보고 나서 허기를 달래고자 찾아든 인근의 해변식당에서 입니다. 과연 기대했던 그 맛이었습다.
맛을 보기 전 나의 상상으로는 묵은 지와 게가 어우러진 국물이 어떠한 맛일까라는 기대와 함께 참 오묘하겠지라는 거였는데, 정말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오묘했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키가 좀 어려울 정도의 감칠 맛에 더해 뭐랄까 시원하면서도 짭쪼롬한, 그러면서도 뭉근스런 단 맛이 묻어나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함께 들어가는 늙은 호박이 아무래도 뭉근한 단 맛을 더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소주를 한 병 시켰는데, 개국지 맛이 술에 덮힐까봐 딱 두 잔만 마셨습니다. 그만큼 그 맛을 놓치기가 싫었던 것이었지요.
개국지를 맛 봤다는 얘기를 SNS에 올렸더니, 몇몇 충청도 분이 개국지가 아니고 게국지라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저로서도 꽃게가 들어가니 '게'를 앞세워 게국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식당에서는 개국지라고 적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에 찾아 보았더니 두 가지 다 나오면서, 어느 것이 맞다, 틀리다에 관한 정의는 없었습니다.
개국지, 혹은 게국지에 관해서도 서로들 설명이 다르게 나오고 있습니다. 충청도 서산, 태안 지방의 향토 김치라고 나오는데도 있고, 김치찌게로 부르는 곳도 있었습니다. 들어가는 재료도 묵은지가 아니라 봄동이나 얼갈이 배추를 겉절이하거나 그냥 배추와 무청을 게장의 간장에 숙성시킨 음식이라고도 소개 되고 있어 좀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나로서는 그런 혼란이 개국지, 혹은 게국지에 대한 호기심을 더 당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제 그 맛을 알고 대강의 레시피는 알았으니 집에서 만들어 볼 요량으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