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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은 대개 시기와 관련이 있어서다. 오늘 아침, '라일락 꽃'이라는 노래가 맴 돌았다. 1977년 이맘 때 쯤 나온 봄 노래다. 1977년 이 해는 나에게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되던 때다. 그 해 초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을 잡았다. 서울과 부모님이 계신 고향 마산을 오르내렸다. 두어 번 갔다왔다 했을까, 아버지가 각중에 돌아가셨다. 지리산 종주를 갔다 오자마자 자리에 누워시더니 영영 일어나시지 못 했다. 이런 회한이 남았다. 서울로 올라가지 말았어야 하는데... 봄이 지나고 여름에 접어들고 있던 시기였다.
그런데 그런 헝클어진 머리 속에서도 유난히 팔랑거리던 리듬이 있었다. '라일락 꽃' 노래다. 리듬은 경쾌하다. 하지만 노랫말은 슬프다. 밝으면서도 어두운. 아니면 밝다가도 어두워지는. 나는 이런 류의 노래를 좋아한다. 그 때부터인지는 모르겠다.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도 그 중의 하나다.
오늘 '라일락 꽃'을 애써 떠 올린 것은 페이스북 친구 한 분 때문이다. 오빠의 정원에 핀 라일락 꽃에 관한 글을 올렸는데,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난 것이다. 이 노래를 꼭 올려주고 싶어서 유튜브를 뒤졌더니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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