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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밀리 디킨슨의 '술'(I taste a liquor never brewed)
    카테고리 없음 2020. 3. 2. 14:04

    (214)
    I taste a liquor never brewed -
    From Tankards scooped in Pearl -
    Not all the Vats upon the Rhine
    Yield such an Alcohol!

    Inebriate of Air - am I -
    And Debauchee of Dew -
    Reeling - thro endless summer days -
    From inns of Molten Blue -

    When "Landlords" turn the drunken Bee
    Out of the Foxglove's door -
    When Butterflies - renounce their "drams" -
    I shall but drink the more!

    Till Seraphs swing their snowy Hats -
    And Saints - to windows run -
    To see the little Tippler
    Learning against the - Sun -

    나는 발효되지 않은 술을 맛 본다
    진주로부터 퍼 올려진 큰 잔으로
    어떤 라인 강변의 큰 술통도
    이와 같은 술을 빚지 못하리라

    나는 공기에 취하는
    이슬의 난봉자
    끝 없는 여름 날을 술 취해 비틀거리며 걷는
    푸른 빛깔 녹아내린 여인숙으로부터

    주인이 취한 꿀벌을 현삼(디기탈리스)의 문으로부터 몰았을 때
    나비들이 그들의 술을 단념했을 때
    나는 더 계속 마시련다

    천사들이 눈처럼 하얀 그들의 모자를 펄럭이고
    성인들이 창가로 달려올 때까지
    태양에 기댄 작은 술꾼을 보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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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리 디킨슨이 그녀의 나이 31세 때인 1860년대 초 여름의 어느 날에 쓴 시다. 청교도적인 삶을 살다 간 디킨슨이 술을 즐겨 마셨을 리가 없다. 그러니 이 시에서의 '술'은 곧 자연이다. 디킨슨(1830-1886)은 그녀가 태어나 평생을 살다간 뉴 잉글랜드의 자연과 풍물을, 거의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사랑하고 빠져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관점에서 이 시를 음미해보면 디킨슨이 시를 쓴 느낌이 전해질 것이다.
    이 시에서 디킨슨은 한 마리 작은 벌이 되어 여름의 무르익은 대기의 숲속을 이슬을 헤집고 날아 다니면서 싱그러운 자연의 '술'에 취하고 있다.
    디킨슨의 시는 주지하다시피 좀 난해하다. 심오한 은유를 바탕으로 상당히 시각적으로 다가오는 게 디킨슨 시의 특징이다. 이 시는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하나는 1861년 5월, 그녀가 써 지역신문인 '스프링필드 데일리 리퍼블리칸(Springfield Daily Republican) 5월 14일자에 게재된 게 있고, 그녀의 사후인 1890년 책으로 출간될 때 게재된 게 있다. 이 두 버전의 차이는 첫 연의 'Not all the Frankfort Berries'가 'Not all the Vats upon the Rhine'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둘 다 프랑크푸르트와 라인 강 등 독일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디킨슨의 독일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디킨슨 시에는 원래 제목이 없다. 제목 대신 넘버링의 숫자가 붙는다. 이 시는 '214'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시가 위의 신문에 게재됐을 때는 제목이 있었다는 것인데, 그 제목이 'May-Wine'이었다. '오월의 와인'이라는 이 제목은 당시 신문사에서 달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 디킨슨 시집 등에서는
    역시 이 시의 제목은 디킨슨 모든 시의 제목이 그렇듯 시의 첫 줄인 'I taste a liquor never brewed'이다.
    이 시는 디킨슨의 시들 가운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디킨슨은 생애를 통 털어 약 2,000여 편의 시를 썼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들은 그녀가 죽은 후 발표된 것들이다. 그녀 생전에 발표된 것은 단 4편인데, 그 가운데 한 편이 바로 이 시라는 점에서다.
    아래 사진은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화가인 윌 버넷(Will Barnet, 1911-2012)이 디킨슨의 시를 보고 그린 드로우잉이다. 디킨슨과 같은 롱 아일랜드 출신의 버넷은 생전에 디킨슨의 시를 무척 좋아했다. 그 결과로 내 놓은 게 1989년 디킨슨의 시에 그의 드로우잉을 더한 디킨슨의 시집 겸 화집인 'The World in a Fram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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