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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년 전의 訃告기사 두 개
    obituary 2020. 6. 8. 13:03

    정확히 32년 전의 부고기사 두 개다. 나와는 인연이 있는 두 분이 같은 해에 세상을 뜨셨다. 두 분 다 영자신문에 오래 계셨는데, 당시 영어저널 'vantage point'를 만들 때 감수를 하셨다. 지금 살아 계시면 원로 언론인으로 대접받을 분들인데, 묘하게도 두 분 모두 1988년 별로 많지 않은 연세에 차례 차례 사고로 별세하셨다.

     

     

     
    계광길 씨는 코리아헤럴드에 오래 계시다 연합통신 상무를 관 둔 그 이듬 해, 관악산 산행 중에 심장마비로 급서했다. 댁이 그 때 과천이었는데, 아침에 기사 픽업하러가면, 술 좋아한다고 조니워커 블랙 한 컵을 따라다 주시던 기억이 난다.

     
    한기형 씨는 당시 코리아타임즈 논설위원으로 계셨다. 댁이 수유리였다. 그 해 초 여름 어느 날, 각종 여름 꽃 만발한 댁에서 아침부터 마주앙을 마시고 계신 걸 본 게 마지막이다. 그 며칠 후 비보를 들었다. 경북 봉화에서 교통사고로 사모님과 함께 사고를 당하셨다는. 한기형 씨는 계광길 씨가 돌아가시면서 그 후임으로 감수를 하시던 중 그렇게 됐다.

     

     

     

    옆 기사는 계광길 씨와 친하게 지내면서, 당시 코리아헤럴드에 '벤치 마크'라는 기명 칼럼을 쓰시던 김영원 씨의 계광길 씨에 대한 추모글이다. 이 분도 이미 고인이 된지 오래다. 지금 보니 그 글 또한 그 분의 부고기사로 보인다.


    어떻게 살면서 영어 일을 하다 만나게 된 인연들이다. 덕분에 젊잖은 영어 writing에 관해 많이 배웠다. 이 두 분 아래로 코리아헤럴드 논설주간을 하시던 김 각 씨가 있다. 두 분 돌아가시고 나서 감수를 맡아하셨다. 이 분과도 참 친하게 지냈다. 2006년인가, 종로 3가 파고다 공원 앞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아침부터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취해 있었다. 모시고 근처 주점엘 갔는데,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대취한 상태였다. 이 분도 2010년 1월 세상을 뜨셨다.

      
    예전의 스크랩북을 펼쳐보는데, 이 스크랩기사가 눈에 우연히 들어왔다. 참 꼼꼼하게도 그 기사를 챙겨놓은 걸 보니 두 분의 죽음에 나도 꽤 안타깝고 애석해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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