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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원식 전 총리 別世
    obituary 2020. 4. 12. 16:39

    정원식 전 총리께서 별세했다.

    막상 부음을 접하니 막연하나마 송구스런 마음이 앞선다.

    그냥 잊고 지낸 것에 대한 죄송함 때문이다.

    정 총리와는 한 때 출입기자로서 인연이 있다.

    정 총리는 내 장인어른의 서울대사범대 동기다.

    1991년 총리실 출입할 적에 어떻게 이 사실이 알려졌나보다.

    어느 날 저녁 총리공관에서 출입기자들과 저녁을 먹는데, 맨 끝자리에 앉아있는 나를 불렀다.

    그 자리에는 사모님도 계셨다.

    사모님에게 장인어른 얘기를 하더니 다들 들으라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허범이 사위면 내 사위나 마찬가지지." 장인의 함자가 범자다.

    풀기자로 옥천 방문을 수행했다. 일 끝내고 숙소로 돌아 왔는데,

    야심한 시간에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다. 총리 방으로 오라는 것이다.

    총리 방에는 단촐한 술상이 차려져 있었다. 술 한잔 하자는 것이었다.

    많이들 마셨다. 술이 떨어져 비서인가 누군가가 술을 새로 장만해 오기도 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총리는 흥이 많으신 분이었다. 노래도 잘 불렀다.

    그 날 밤에도 총리께서 한 가락하셨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많이 취해 있었으니까.

    장인어른은 1992년 별세하셨다. 그 때 정 총리는 대선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

    나는 나를 아는 분들로부터의 일체의 조화를 사절했다.

    하지만 장인어른의 친구인 정 총리의 조화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속보]노태우 정부 정원식 전 총리 별세

    •  

    입력 2020.04.12 13:52 | 수정 2020.04.12 14:58

    총리 취임 직전 대학생들에 밀가루 세례
    평양 3차례 찾아 '남북기본합의서'합의 이끌어
    "자갈밭 가는 황소 같은 삶이었다"

    정원식 전 국무총리가 2013년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 /이진한 기자


    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정원식(91) 전 총리가 12일 별세했다. 그는 최근 신부전증(腎不全症)으로 투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도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1962년부터 같은 과에서 조교수로 교편을 잡았다. 교육학자로 생을 보내던 1988년 12월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 의해 문교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1991∼1992년엔 총리를 지냈다.

    정 전 총리는 1990년 12월까지 문교부 장관으로 2년간 재임하면서 전교조 교사 1400여명을 해임했다. 그 여파로 그는 1991년 6월 3일 국무총리 취임 전 맡았던 강의를 끝까지 마무리하기 위해 한국외대를 찾았다가 수업 도중 일부 학생으로부터 밀가루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학생 여럿이 달려들어 그의 얼굴에 밀가루를 퍼붓고 달걀을 깨서 문질렀다. 이와 관련 그는 2013년 본지 인터뷰에서 "수모와 아픔"이란 말로 회고했다. "개인적인 잘못이나 과오 때문에 폭행을 당한 게 아니라 내가 문교부 장관 때 전교조를 인정하지 않은 걸 빌미 삼아 분노를 쏟아부은 거니까…."


    그는 총리로 있으면서 3차례 평양을 다녀왔다. 남북고위급회담 한국측 수석대표로 북한 평양시를 방문해 김일성과 면담도 했다. 그 결과가 남북기본합의서이다. 그는 민주자유당 대통령 후보인 김영삼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제14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권 인수를 담당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자갈밭을 가는 황소와도 같은 삶이었다"고 했다. "황해도 사람의 기질을 표현할 때 석전경우(石田耕牛)라는 말을 쓰곤 해요. 자갈이 많은 밭을 열심히 가는 황소처럼 끈질기고 부지런하고 우직한 습성을 이르는 거지요."

    정 전 총리의 빈소는 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12/20200412007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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