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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Leica)는 追憶추억 속으로 2021. 2. 17. 08:53
오랜만에 만지려니 잘 안 된다. 한참을 낑낑대다 겨우 필름을 장전했다. 라이카 스크류마운트 카메라는 필름 끼우기가 쉽지않다. 별도의 전용 기구까지 있을 정도다. 예전 한창 라이카를 만질 때는 눈 감고도 할 수가 있었는데, 손 놓은 지 좀 오래되니 처음부터 새로 하는 것처럼 생경하다.
근자에 페이스북에 올드 라이카관련 그룹이 많이 생겨 서너군데 가입을 했다. 거기를 매일 들러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가끔 댓글을 달기도 하지만 거의 '논팅'만 하는 수준이다. 그게 좀 미안스러워 사진을 한번 올려보기로 하고 옛 라이카와 필름을 꺼내본 것이다.
오늘 아침 산책 길의 대장천 습지의 아침 풍경이 좋았다. 흑백으로 처리해 보고픈 생각이 문득 든 것도 그 한 이유다. 이제 필름을 넣었으니 들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예전 라이카로 사진을 찍을 때의 그런 기대감은 이제 없다. 1998년 가을인가, 석양 무렵의 감은사지에서 처음 라이카로 사진을 찍었을 때의 그 묵직하고도 고즈녁한 기대감이 새삼 그립다.
라이카는 역시 추억이다. 라이카를 만져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런 저런 추억거리가 걸어나온다. 바르낙도 걸어나오고, 브레송도 걸어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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