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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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병, 꿈村 學 究 2021. 11. 9. 13:02
SNS에서 만나 알게 된 신문기자 출신의 어떤 분이 어제 아침에 이런 글을 적고있다. "마감이 코앞인 칼럼 첫 줄 얻으려고 뒷산에 올랐더니 첫 줄은 안 떠오르고 낙엽만 우수수 늦가을 양광 속에 떨어지더라." 글은 낭만적이지만, 따지고 보면 자신의 직업병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청탁받은 글을 쓰려는데, 그 첫 구절을 어떻게 해서든 떠올려 만들고자 하는... 긴 것이든 짧은 것이든 기사를 쓰고자 하면 리드(lead)를 잡는 게 중요하다. 그게 잘 잡혀지면 쓰고자 하는 기사의 반은 이미 쓴 것이나 같다. 그러니 나 또한 젊었을 현직 시절, 마감을 앞두고는 좋은 리드 하나 잡느라고 별 짓을 다했다. 한글 파트에서 주. 월간 영문 파트 일을 맡으면서는 더 그랬다. 별 짓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술이다. 혼자 자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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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죽음, 그리고 걷다村 學 究 2021. 6. 30. 08:36
죽은 친구가 꿈에 나타났다. 모자를 썼는데, 표정이 어두웠다. 반가웠다. 내가 친구 보고 이름을 불렀다. 친구는 나의 부름에 나를 보더니 아무런 말도 없이 무표정으로 내 앞으로 걸어오더니, 곁의 문이 있는 출입구 쪽에 섰다. 내가 다시 이름을 불렀다. 그랬더니 친구는 나를 언뜻 쳐다보더니 문으로 그냥 나가 버린다. 그런데 나가는 모습이 그랬다. 귀신이 아무런 물리적 행위없이 그냥 쑥 문을 관통해 연기처럼 나가는 것 같이 친구는 그렇게 그 문을 통해 사라졌다. 꿈이었지만, 나는 속으로 아, 저런 짓은 귀신이 하는 것인데 하며 두렵고 안타까워 했다. 친구의 꿈에서의 그런 모습이 오늘 많이 걸리적 거렸다. 무슨 꿈이 이런가 싶은. 며칠 전 본 죽음에 관한 한 유튜브 방송 때문일까. 사실 그 방송은 기존의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