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기도#노부부#대장천생태습지
-
어색하고, 부끄럽고村 學 究 2020. 7. 12. 08:48
새벽 산책 길에 마주치는 노부부가 계신다. 거의 매일 마주친다. 조용 조용한 걸음인데, 항상 할머니가 앞서고 할아버지는 뒤에서 따라간다. 마스크를 쓰고 계시니 얼굴은 안 보여 잘 모르겠으나, 곱게 늙으신 부부 같다. 할머니는 묵주를 손에 쥐고 걷는 걸로 보아 가톨릭 신자일 것이다. 묵주기도와 함께 기도를 하고 걸으시는데, 그 할머니를 뒤따라 걷는 할아버지는 흡사 순례자 같다. 나도 묵주를 손에 들고 걷는데, 산책 길 어느 지점에서 처음 마주쳤을 때 뭐랄까, 반갑기도 하면서 어떤 동병상련의 처지가 느껴졌다. 독실한 신자는 물론 묵주기도가 일상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신자들도 많다. 말인즉슨 새벽에 묵주를 들고 기도를 바치는 건 일반신자들로서는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나로서는 그런 이유가 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