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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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수선을 맡기며村 學 究 2021. 9. 30. 10:18
어제, 바지 수선하러 동네 옷수선 집을 찾아가다 비를 만났다. 바지 두벌이 담겨진 쇼핑백을 들고 길거리 어느 집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내 처지, 내 모습을 가만 생각해보니 실실 웃음이 났다. 바지 허리 늘리는 수선값도 만만찮으니 차라리 바지를 새로 사면 될 일이었다. 근데 나는 왜 굳이 옷을 수선해 입으려는 고집을 아내에게 피우고 있는지 모르겠다. 모든 옷이 거의 다 그렇다. 맞는 게 없다. 나름 옷에 몸을 맞추면 되겠지 생각하며 입어 보니, 한 서너끼 정도 굶으면 얼추 맞을 것 같았다. 아침에 아내와 이런 저런 궁리를 해도 딱히 마땅한 답이 나오질 않았다. 고쳐 입든지, 아니면 새 바지를 사 입던지 둘 중의 하나인데, 그 둘 중 하나 선택하는 걸 놓고 아내와 생각을 맞추는 게 그리 쉽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