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화채봉#권금성#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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惡 夢村 學 究 2020. 10. 20. 11:34
예전에 설악산 대청봉에 올랐다가 화채봉(華彩峰) 쪽으로 하산하다 죽을 뻔한 적이 있다. 초가을 비가 오락가락한 날씨였는데, 화채봉에 올라 권금성 쪽으로 내려가는데,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우의의 후드를 앞으로 바짝 당긴 상태에서 한참을 허겁지겁 가는데, 아무리 가도 권금성 쪽이 아닌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지점에 멈췄다. 지친 것이다. 그 상태에서 빗물 머금은 눈으로 주변을 바라보는데, 머얼리 설악의 여러 계곡들에 있는 수많은 폭포들에서 물을 쏟아내고 있는 광경이 흐릿한 안개 속에서 나타났다. 문득 정신을 가다듬어 주변을 보니 바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운무 속에 내가 서 있었고, 도무지 방향을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바로 죽음의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로 접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후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