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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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三週忌obituary 2022. 3. 16. 10:36
간밤의 꿈이 딴에는 좀 상서롭구나 생각했다. 꿈이 원래 그런 것이라 기억은 잘 나질 않지만, 뭔가가 생각대로 되고 기대감이 죽죽 뻗치는 그런 꿈이었다. 그러다 새벽에 잠을 깼다. 꿈의 기운이 가시지 않았고, 나는 어둠 속에서 미명의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뭔가 막연한 기대감이 희망으로 이어지면서 모처럼 머리가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문득 오늘이 3월16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월16일은 내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날이다. 그럼 그렇지, 그렇구나. 오늘이 친구가 세상을 뜬지 3년이 지난 날이라는 것을. 꿈을 친구의 3주기와 억지로라도 연결시켜보려 한다. 그러니까 친구는 오늘에 맞춰 나에게 희망을 안겨주려는구나고 생각했다. 그게 친구를 위하고 나를 위하는 것이니까. 2010년 가을이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