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그러니까 2014년 9월 4일 오늘 찍은 사진으로, 대구 가톨릭대 병원 입원실 복도다. 그때 어머니가 입원하고 계셨다. 암이 왔는데, 고령으로 수술이 가능한가의 여부를 놓고 고심 중에 있었다. 전날 밤, 이 병원에 있는 조카사위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수술을 하자고 해 그렇게 결정을 하고는 병실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운 다음 날 새벽 심란한 마음으로 복도를 걷고있었다.
그때 저 쪽 복도 끝에 어떤 분이 앉아 계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큰 분이라는 느낌이 오면서 조심조심 그 분께로 다가갔다. 점점 가까워지면서 보니 그 분이 뭔가를 누구에게 주고있는 모습이었다. 드디어 문 앞에 와서 보니 그것은 벽에 그려진 예수님 그림이었다. 예수님이 앉아 어린 양에게 물을 먹이는 모습의 그림이었다.
근데 복도 멀리에서 이 모습을 봤을 때, 그것은 분명 사람이었고, 움직이고 있었다. 뭔가 밝은 빛 같은 게 느껴져 나는 그 분에게 다가갔고 그러면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오늘 다시 보니 내 눈에는 분명 벽화 속의 예수가 아닌, 사람의 아들 예수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