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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마산 1박2일
    내 고향 馬山 2022. 9. 16. 07:14

    매제 모친상 문상하러 울산에 갔다. 그리고 간김에 고향 마산을 다녀왔다.
    그래봤자 1박2일이다. 딴에는 내려가기 전 계획을 좀 크게 잡기는 했다.
    하지만 이즈음 나의 모든 일이 그렇듯 실천에 옮기기는 커녕 그냥 서둘러 올라 온 것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절실해질 때가 없었지 않나 싶다.
    울산은 몇번 가기는 갔지만, 매번 그랬듯이 초행길이나 마찬가지다.
    울산(통도사) 역에 도착해 장례식장까지를 가면서 좀 노심초사했다. 마산에 갈 시간을 맞춰야했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마산 약속을 괜히 잡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마산에서는 이현철 후배와 느지막한 저녁답에 만날 약속을 하고 있었다.
    울산역에서 리무진 버스를 갈아타고 장례식장까지 1시간 정도 걸렸는데,
    가는 도중에 이런 저런 시간 계산을 하느라 도착지점에서 약간 헷갈리기도 했다.
    문상을 하면서 소주를 따라주는대로 마셨다. 한 45분 정도 앉았는데, 일어설 무렵에는 취기가 감돌았다.
    매제가 내 사정을 알고는 택시를 한 대 불러줬기에 그걸 타고 울산 시외버스터미널로 가 거기서 마산으로 갔다.
    현철 후배와 만난 ‘홍화집’에서 소주를 마셨고,
    밤 11시 반 경에 그 집을 나와 후배가 이끄는대로 갔더니 노래주점,
    거기서 이런 저런 후배들과 자리를 함께 하면서 좀 마셨다. 잠은 현철 후배 집에서 잤다.


    신마산 중앙동 ‘휘모리’의 생선국. 양념 대신 오로지 잡어생선 육수로 끓인 국물이 정말 시원했다.

     

    나이를 먹어가니, 이제 무엇을 하든 남는 건 먹는 것 뿐이라는 말은 거의 진리에 가깝다.
    울산 문상을 포함한 1박2일 마산에서의 흔적도 그것일 뿐이다.
    현철 후배 집에서 일박을 한 다음 날 아침,
    신마산 중앙동의 숨겨진 맛집 '휘모리'에서의 속풀이 생선국은 현철 후배와,
    그리고 행신 행 올라오는 ktx 기차표 끊어놓고 산호동 월남다리 아래 된장집에서 한잔 술과 더불어
    낙지볶음에 열무김치, 된장찌게와 버무린 비빔밥은 석태 형과 함께 먹었다.
    석태 형과는 소주 2병을 맥주와 타서 마셨다. 시간에 그리 쫓기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마음은 바빴기에 술도 덩달아 좀 급하게 마셨다.
    기차 타러 마산 역에 왔을 때 다리가 휘청거리는 느낌이 있었다.
    행신까지는 세 시간 남짓한데, 반술 취기라 그런지 무척 지겨웠다.
    행신에 도착했을 때는 자정을 넘긴 시간, 집으로 가는 버스는 끊겼다.
    택시를 타고 집에 오니 아내는 자고 있었다.
    자느냐고 물었더니, 아내는 대답대신 가벼운 코골음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 집을 그냥 ‘된장집’이라고 부르지만, 정식 옥호는 ‘새제일식당’이다. 낙지볶음에 된장찌개를 시켰는데, 낙지볶음 양념이 너무 맛있다. 그래서 밥에다 낙지볶음 양념, 된장찌게, 그리고 열무김치를 버무려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각종 밑반찬이 마산맛을 내는 곳은 이 집 뿐이라는 게 우리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래서 이 집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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