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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공원의 秋色
    볼 거 리 2010. 9. 24. 21:00

    여름,

    유난히 많은 비에 무더운 날씨.

    지구가 더워지고 있어 그런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그 지겨운 여름이 영영 끝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우려는 우려일 뿐,

    절기는 지나감과 다가옴을 스스로 잘 안다.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스스로 다가온다는 것을.

      

     

     

     

    일산 호수공원에도 가을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침 나절인데도 양광(陽光)은 누런 가을 빛이다.

    그 햇볕아래, 나무와 숲도 양광을 닮아간다.

    숲속 길을 걸어가노라면 바람에 낙엽도 휘날린다.

    여름 내내 호수 한켠을 무수한 잎과 꽃으로 뒤덮든

    수련(垂蓮), 이제는 꽃은 지고 열매 대궁도 시들었다.

    그래도 연잎은 아직도 무성하다.

     

     

     

     

     

     

    메타세콰이어 나뭇길에도 가을냄새가 풍긴다.

    나뭇잎에 더러 엷은 색의 단풍도 들었다.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도 한갖지다.

    고진감래라고, 무덥고 지겨운 여름을 보내고 나니

    이렇게 시원한 가을색깔의 나뭇길도 있는 것이다.

     

      

     

    호수도 가을 빛이다. 여름내내 그 잦은 비에 

    어둡고 혼탁하기만 하던 물이 맑고 투명해졌다.

    어디서 어떻게 날라왔는지,

    벌개취 꽃 한 송이가 물결을 타고 팔랑거린다.

    후 - 하고 부는 시늉을 해 본다.

    꽃은 닿지 않는 숨결인데도 반응하듯 나풀거린다.

    나풀거림, 바로 생명이다.

     

     

     

    다리 밑 쉼터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다.

    아저씨가 있었으면 좋겠다. 색소폰 부는 아저씨.

    가을에 맞는 멋진 색소폰 음악이 문득 듣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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