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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티지 '코로나 타이프라이터(Corona Folding Portable Typewriter)' Circa 1917
    컬 렉 션 2020. 4. 18. 10:32

    미국의 '스미스 코로나(Smith Corona)'는 타자기로 명성이 높은 브랜드입니다.

    저도 1980년대 초반부터 한 7년간 영문기사 쓰는 일을 하면서 스미스 코로나 타자기를 썼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오래 된 빈티지 스미스 코로나 타자기를 한 대 구입하면서 스미스 코로나와 관련해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미스 코로나가 오랜 역사적인 측면에서 단일 브랜드로서 미국의 문방산업 부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 게 아니라, 많은 과정을 겪어 생겨난 브랜드라는 사실입니다.

    스미스 코로나의 연원은 18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뉴욕주 리슬(Lisle) 출신의 라이먼 C. 스미스(Lyman Cornelius Smith)가 인근 시라큐스에 '스미스 프리미어 타이프라이터 컴패니(Smith Premier Typewriter Company)'를 만든 게 그 시초입니다.

     

    그 이듬해 인 1887년 그의 이름을 딴 '스미스 프리미어 타이프라이터'를 생산해 출시하면서 성공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그 후 타자기 공장과 함께 권총 등을 생산하는 총기공장을 운영하다가 1893년 일종의 신탁회사인 '유니언 타이프라이터 컴패니'의 일원으로 참여하는데, 여기에는 미국 타자기 산업의 또 다른 주자인 '레밍턴(Remington)'도 함께 합니다. 그러나 생산과 경영에 이견이 생기면서 여기를 탈퇴하고는 형제들과 함께 1903년 'L. C. Smith & Bro. Typewriter Company'를 창설함으로써 오늘 날 스미스 코로나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이 무렵 뉴욕의 'Rose Typewriter Comnapy'라는 회사에서 최초의 접이식 포터블 타자기(folding partable typewriter)인 '코로나(Corona)'를 생산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별도로 '코로나 타이프라이커 컴패니'를 만듭니다. 이 때 스미스는 판매를 도웁니다. 말하자면 스미스의 판매망을 통해 팔면서 성공을 거뒀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계기로 두 회사가 합쳐 'Standard Typewriter Company'를 만듭니다.

    1909년인데, 두 회사는 분할 생산 시스템을 채택합니다. 스미스는 오피스용 타자기를, 코로나는 포터블 타자기를 생산합니다. 성공을 이어가면서 1926년 두 회사가 정식으로 합병해 만든 것이 오늘날의 스미스 코로나입니다.

    이번에 제가 구입한 것은 1900년대 초, 코로나에서 생산한 접이식 포터블 타이프라이터(folding portable typewriter)입니다. 정확한 생산연도는 알 수 없으나, 타자기 뒷면 하단의 특허(Patented) 표기의 마지막이 'July 10, 1917'로 씌어진 것으로 보아 대략 이 무렵 생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타자기는 예전에 써본 스미스 코로나의 기능을 거의 다 갖고 있습니다.

    '백 스페이스(back space)' 키가 좀 독특하게 부착된 것과, 바(bar)를 이동시키는 손잡이 장치가 없는 대신

    조그만 놉으로 이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 좀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자판의 배열이 지금의 것과는 다릅니다. 예컨대 자판에 손가락을 얹었을 때 통상 G, H를 가운데 둡니다만, 이것은 F, G를 가운데 두고 있숩니다.

    타자기는 거의 백년의 연륜을 감안하면 참 깨끗합니다. 기능도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대부분 작동합니다.

    타자 시 바(bar)의 움직임이 좀 둔합니만, 그런대로 좀 손질을 하니 잘 움직입니다.

    리본이 아직까지 끼어져있는데, 물론 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쳤으니, 리본의 연륜을 추측하기가 어렵겠습니다만,

    상태나 모양으로 보아 대략 1900년대 초의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이 타자기는 오리지널 가방이 있습니다. 나무로 된 박스 형태의 검은 가방인데 고색창연한 감이 느껴집니다.

    메탈로 된 가방의 시건장치에는 '코로나 타자기 회사(Corona Typewriter Co., Inc)'라는 글자가 뚜렷이 새겨져 있습니다. 가방 내부의 한 스티커가 눈길을 끕니다.

    'Office Supply Co., phone 4515, Evansville Ind.'라는 글자가 새겨진 스티커입니다.

    가방 생산회사인 것 같은데, 아마도 코로나의 발주로 생산한 가방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손때와 역사성이 묻어나는 앙증맞은 이 타자기로 글을 한번 써봤으면 하는 욕망이 입니다. 그러나 쉽지는 않을 겁니다. 우선 이 타자기에 맞는 리본을 구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오리지널 캐트리지가 있으니, 리본을 감아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그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손질을 한번 해 봤으면 하는데, 타자기 수리하는 곳도 이제는 찾을 수 없습니다.

    한 십여년 전 을지로 지하상가에 몇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글을 써볼 수가 없으니 그냥 머리맡에 두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타자기로 글을 써본다는 것은 이 타자기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는 의미가 있을 것인데,

    그렇게 할 수 없으니 그저 자판만 두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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