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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걱정이 많은 나에게'
    村 學 究 2020. 5. 28. 08:21

    어제 중앙일보에 혜민스님이 쓴 칼럼의 제목이다. 걱정없는 사람이 어디 없을까마는, 하지만 그에 덧붙여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혜민스님은 그걸 심리학적인 용어인 '부정의 편향성(negativity bias)'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진화해 오면서 좋은 것 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서 모든 걸 어둡게 보는 경향에서 비롯된 일종의 '마음의 병'으로 진단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생각이라는 게 단편적인 것이기도 하면서 그게 모아지고 어떤 경향으로 자리잡아 가면 생각의 '버릇'이 된다는 차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이라는 게 그냥 막연하게 마음의 어둔 곳에서 생겨나는 아지랭이 같은 것이라면 그럴 것이지만, 그 걱정의 실체가 존재한다면 그 양상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반문도 생겨난다. 물론 그 정도는 있을 것이다. 좋은 쪽과 나쁜 쪽이 있는데, 그걸 나쁘고 안 좋은 쪽으로 과하게 무리하게 생각하면 그게 바로 '부정의 편향성'에 의한 걱정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걱정의 그 실체를 어떻게 생각하고 다뤄 나가는가에 있을 것인데,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부정의 편향성'이라는 걸 알았으니 이것을 경구삼아 항상 염두에 두고 다뤄보면 어떨까.

    그리하면 걱정의 그 실체가 좋은 쪽으로 변하여 내게로 올까.

     

     

     

    [마음 산책] 걱정이 많은 나에게

    [중앙일보] 입력 2020.05.27 00:47 | 종합 3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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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민 스님 마음치유학교 교장

     

    여러분은 혹시 언론에 보도되는 뉴스들이 왜 긍정적인 좋은 소식보다는 사건 사고, 부정부패와 같이 안 좋은 이야기로 가득한지 궁금한 적 없으셨나요? 이왕이면 보는 사람도 같이 기분 좋아지는 긍정적인 뉴스가 많이 보도되면 좋을 것 같은데, 항상 보면 우리를 분노케 하거나 놀라게 만드는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물론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안 좋은 뉴스를 더 궁금해하고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도대체 왜 사람들은 좋은 소식보다는 안 좋은 소식에 더 끌리는 것일까요?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그 이유를 우리 인간이 진화하면서 갖게 된 부정 편향성(negativity bias)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부정 편향성이란 좋은 일보다 나쁜 일, 위험한 일에 우리 주의가 더 많이 쏠리는 경향을 말합니다. 원시시대 우리 조상들은 좋은 일이 열 가지가 있어도 위험해 보이는 한 가지 상황에 온 정신을 모아 대비해야만 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죠. 아무리 저장해둔 음식이 많고 아이들이 건강해도 내가 사는 동굴 안으로 무서운 야생동물이 들어오면 그것에 집중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원시시대처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훨씬 줄어들었지만 부정 편향성의 본능은 여전히 우리 유전자 안에 남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즐겁고 좋았던 기억은 쉽게 흘려버리는 반면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던 실수나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에 대한 기억은 두고두고 오랫동안 잊지 못합니다. SNS와 같은 온라인에 올린 내 이야기에 열 사람이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냈어도 한 사람의 부정적인 댓글을 발견하면 밤잠을 설치게 됩니다. 가까운 사람과 말다툼을 하고 나면 그 사람에게 좋은 면이 많이 있어도 지금까지 나에게 했던 부정적인 말이나 행동만을 기억하며 생각의 쳇바퀴를 돌립니다.
     
    이러한 부정 편향성은 우리가 뉴스를 볼 때도 나타나는데,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부정적인 내용의 뉴스를 볼 때 좀 더 진실이라고 느낍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선행 뉴스는 클릭수가 높지 않은 반면 화나게 만드는 부정적인 이야기는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갑니다. 또한 항상 위험에 대비하려 하다 보니 어떤 일을 앞에 두고 ‘어떤 좋은 일이 생길까?’라고 생각하기보다 ‘혹시라도 어떤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와 같은 걱정을 하면서 불안해합니다. 결국 많은 현대인들이 겪는 불안 장애나 공황장애도 알고 보면 이러한 부정 편향성과도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젊은 시절의 나를 잠시 동안 만날 수 있다면 무슨 이야기를 해주겠냐고 물어보면, 공통적으로 한 가지 흥미로운 대답을 한다고 합니다. 그건 바로 “모든 것이 괜찮을 테니까, 지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라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만약 과거로 돌아가 1997년 IMF 사태나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나를 만난다고 하면 어떤 이야기를 하시겠습니까? 지금은 우리나라가 곧 망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지만 조금만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면 회복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며 안심시키고 용기를 주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이제는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만나러 왔다면, 미래에서 온 나는 어떤 이야기를 현재의 나에게 해줄까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걱정이 많은 우리에게 미래의 나는 “모든 것이 곧 괜찮아질 테니까, 지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라고 이야기하지 않을까요?
     
    제가 미국에서 교수로 일했을 때 텔레비전을 통해 종종 뵈었던 한 목사님은 예배가 끝날 때마다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선 여러분을 위해 엄청나게 좋은 계획을 가지고 계시고, 여러분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한계를 넘어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좋은 일들이 이 땅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축복하십니다”라고요. 실제로 목사님 말씀처럼 우리들에게 어떤 좋은 일이 생길지 아닐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부정 편향성 때문에 매일매일 미래를 염려하며 불안감속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좋은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세상은 항상 좋은 일과 안 좋은 일이 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어디에 더 관심을 두고 사는가는 내가 노력하면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금까지 내 인생은 어떤 축복이 있었고, 오늘은 어떤 일로 또 감사한가?”하고 말입니다.
     
    혜민 스님 마음치유학교 교장



    [출처: 중앙일보] [마음 산책] 걱정이 많은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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