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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대신 새끼오리misce. 2020. 6. 14. 15:25
호수공원 연못 바위 위에 새끼오리 두 마리가 앙증스럽게 앉아있다.
연꽃 보러 갔다가 대신 새끼오리들과 잠시 놀았다.
연못 데크 길에서 연꽃을 보러 서성이는데, 연꽃이 별로다.
그러고 있는데 카메라를 맨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나를 보며 바위를 가리킨다.
저것 좀 보세요. 쟤들이 엄마 먹이 갖고오는 걸 기다리고 있어요.
뭔 말인가 싶어 바위를 보니 새끼오리 두 마리가 않아있는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그 새끼오리들이 귀여워 죽겠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나더러 어서 빨리 저 새끼오리들을 찍으라는 거다. 시키는대로 사진을 찍었다.
아주머니는 계속 오리 얘기다.
죽 지켜보고 있었는데, 새끼오리와 있던 어미오리가 새끼들을 바위 위에 올려놓고는 어디론가 갔는데,
아마 먹이를 구하러 간 것 같다는 것.
그걸 지켜보며 어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데 나더러도 같이 기다려 보자는 투다.
나는 그저 예, 예 했지만, 맞장구를 치기도 그렇고 해서 좀 머쓱해졌다.
그러다 슬그머니 그 자리를 떴다. 좀 걸어나와 뒤를 돌아보니,
그 아주머니는 계속 그 자리에서 바위를 지켜보고 있다. 뭔 말을 중얼거리며 손사레까지도 보내고 있다.
아주머니에게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자책감도 든다.
아무래도 나는 공감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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