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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녕만의 장사익 사진展 - '당신은 찔레꽃'
    컬 렉 션 2020. 10. 9. 07:49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김녕만의 흑백사진 속에서 '찔레꽃'을 부르고 있다.

    이 시대 걸출한 사진작가와 소리꾼이 사진을 매개로 만났다.

    장사익은 노래를 부르고 있고, 김녕만은 장사익과 그의 노래를 사진에 담은 것이다.

     

    사진전의 타이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잘 만들어진 사진첩은 이름하여 '당신은 찔레꽃'이다.

    찔레꽃은 장사익의 이미지와 연결되는 일종의 아이콘이다. 장사익 하면 찔레꽃이고,

    찔레꽃하면 장사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장사익이 노래하는 곳마다에서 부르는 노래가 '찔레꽃'이다.

    속칭으로 말하자면 그의 '십팔번'인 셈이다.

    "하이얀 찔레꽃/순박한 꽃 찔레꽃/별처럼 슬픈 찔레꽃/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노래의 가사는 장사익이 직접 썼다. 장사익의 친구인 김녕만은 장사익의

    이 '찔레꽃'에서 장사익의 노래꾼으로서의 예인 기질과 인간 됨됨이를 본다.

    그리고 그것을 사진에 담았다.

    사진첩 서문에 김녕만이 적은 글은 인간 장사익에 대한 일종의 헌사(獻辭)에 가깝다.

     

    "...15년간 그(장사익)를 계속 촬영할 수 있었던 힘은 순전히 그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 때문이었다... 장사익만큼 곡진하게 노래하고 장사익처럼 겸손하게 살고

    장사익처럼 인생의 굴곡을 경험하여 깊어진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진전은 물론 소리꾼 장사익을 주제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김녕만은 뒤로 숨어든 느낌이다.

    자기 사진에 대한 얘기는 없다. 다만 230여 장의 걸출한 흑백사진으로만 얘기하고 있을 뿐이다.

     

     

     

    어제 인사동 경인화랑. 김녕만 선배의 사진전에 갔다. 선배와는 오랜 만이다.

    십여 년도 넘은 것 같다. 언젠가 어떤 공연을 보러갔다가 티켓팅하면서 한번 본 후로 그리 세월이 흘렀다. 동아일보에 있었던 김 선배와는 옛 출입처를 함께 했다. 해외출장도 많이 다녔다. 선배는 개인적으로 나의 '독특한'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관련된 여러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다.

    선배의 사진전은 노래꾼 장사익 선생을 주제로 한 것이다. 두 분은 친구 사이다. 서로들 지금 껏 살아 온 행로로 보나 예술적인 취향이 엇비슷하다는 점에서, 죽마고우는 아닐지언정 배합이 무척 잘 이뤄진 사이라는 것은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선배와 장사익 선생은 작품집에 각각 몇 글자를 적어 주었다. 장 선생은 ‘덩달아 기쁩니다”라고 적었고, 선배는 ‘BH 동지’라고 적었다.

    ‘BH 동지’라니? 이 말을 이해할 분이 있을랑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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