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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문준용’이라는 작가”라는 글時事 터치 2020. 12. 26. 14:54
조선일보도 이래저래 어려운 모양이다. TV조선도 같은 계열이니 조선일보로 통칭하자. TV조선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위축된 방송을 하는 건 이해가 된다. 매년 社運을 건 권력의 자격심사 등과 관련해 이런 저런 눈치를 보는 가운데, 기계적 공평성을 애써 강조하다보니 시사논평 방송이 이상해진 건 어제 오늘이 아니다.
하지만 이른바 '일등 신문'인 조선일보는 그래도 좀 남달랐다. 전반적인 논조가 문재인 정권과 권력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었고, 그래서 언론이 문재인 정권들어 권력에 장악된 상황에서도 언론으로 여기며 구독하는 독자들도 많다. 그런 조선일보였는데, 오늘짜 주말판 김윤덕 부장의 칼럼은 좀 이상한 느낌을 들게한다.
“‘문준용’이라는 작가”라는 타이틀에서 이미 짐작되는 바가 있었다. 김 부장의 지금까지의 글이 그래 왔었기에 그런 것이다. 김 부장의 글은 아기자기하며 재미있지만, 주장하고자 하는바가 뚜렷하며 부정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특유의 냉소적인 시각이 날카롭다. 그래서 나름 기대감을 갖고 봤는데, 그게 아니었다. 두 번 읽었다. 그래도 도무지 이런 글을 쓴 김 부장의 의도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속된 말로, 글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야마’가 없이 내용이 밍밍했다. 문준용이 괜찮은 예술작가라는 걸 강조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분노와 오기로 똘똘 뭉친 미성숙한 태도’를 나무라는 것인지 가늠하기가 애매모호했다고나 할까. 다소 결론적인 게 후자이니까, 궁극적으로는 문준용에 대한 비판성의 글이라고도 할 수는 있겠다. 그렇지만 글의 전반적인 내용에서는 문준용 작품을 평가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걸 후반부에 문준용 비판 쪽으로 약간 비튼 것이다.
그러니까 이 글은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형태의 칼럼이 됐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글 잘 쓴다는 김 부장이 왜 이런 식의 모호한 글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그게 권력층의 눈밖에 난 조선일보의 현 처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름 든 것이다.
김 부장으로서도 예술을 빌미로 한 문준용의 이런 저런 전횡을 비판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흐름의 글을 썼을 개연성이 많다. 그런데 아마도 안 그래도 시끄러운 대통령 아들이라는 글 주제의 민감성과 관련해 신문사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든다. 그러면서 그 글에 대한 일종의 조정이 있었을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글이 좀 이상하게 이도 저도 않게 두루뭉실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 것인데, 이건 전적으로 나의 생각이다.
문준용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자화자찬한다. 그러나 그 방면의 전문가들 얘기는 그렇지 않다. 인터넷에도 문준용의 작품 몇 점이 굴러 다닌다. 문준용의 그런 작품들에 대해서도 극단적인 진영논리가 작용하겠지만, 전반적인 반응은 썩 좋지 않다. 김윤덕 부장이 그걸 모를리가 없다. 그리고 그에 더해 그걸 모르고 이런 투의 글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www.chosun.com/opinion/column/2020/12/26/G2WSBSYXOBFBPCFCILRP7YTPFQ/
조선일보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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