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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0년대 초 어릴 적 馬山에서의 '놀거리'들
    추억 속으로 2021. 4. 3. 07:51

    일전에 한 고향후배가 SNS에 귀중한 추억의 마산 사진 한장을 올렸다. 어릴 적, 그러니까 1960년대 초 국민학교 입학을 전후해 당시 아이들이 놀고있는 사진인데, 후배는 사진 설명에서 '다마치기' '딱지치기'를 하고있다고 했다. 사진의 장소도 마산의 창동 뒷골목이라고 했으니, 내가 살던 남성동과는 지척이다. 3년 아래 후배이니 위아래 동네서 거의 같이들 놀고했을 개연성이 높다.

     

     

     

     

    그 사진을 보고 내가 댓글을 달았다. '다마치기' '딱지치기'가 아니라 '다마따묵기' '때기따묵기'로 그 때 그렇게 불렀다고 했고, 후배도 그걸 인정했다. 여기서 다마는 구슬이고 때기는 딱지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들 어릴 적 놀거리들인 이들 놀이는 놀음을 통해 빼앗고 뺐기는 일종의 도박같은 것이었다. 물론 땅에다 줄을 그어놓고 하는 구슬치기같은 놀이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손에 쥔 구슬을 알아 맞히냐 못맞히냐의 여부로 구슬이 왔다갔다하는 놀음이 훨씬 더 유행했다. 구슬대신 엽전으로 하는 '엽전따묵기'도 많이들 했다.

     

    때기따묵기도 마찬가지였다. 딱지를 쳐서 앞뒤를 반전시키냐의 여부에 많은 딱지를 걸고 딱지를 뺐고 뺐기는 게임이었다. 그렇게 해서 다마나 때기, 엽전 등을 많이 따면 동네에서는 영웅시됐다. 그러니 놀음이 가열될 수밖에 없고 급기야는 현금까지 오갔다.

     

     

     

     

    어릴 적 그 시절 놀이로는 그것들 말고도 많다. 같이들 재미있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우의를 다지는 놀이보다는 호전성을 띤 싸움놀이들이 많았다. 이를테면 물총싸움이나 연탄싸움, 칼싸움 등이 그것이다. 이런 싸움들이 가열되면 다치는 아이들도 나온다.

    특히 연탄싸움의 경우 일단 탄 연탄으로 하는 게 원칙이지만, 밀린다 싶으면 생연탄도 서로들 던져가며 싸웠다.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입히기 위한 각가지 아이디어도 나왔다. 반쯤 탄 연탄에 오줌을 누워 굳힌 것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강도도 셌을 뿐 아니라 지린내가 엄청났다. 오줌은 이런 싸움 놀음에 많이 사용됐다.

     

     

    물총싸움에서도 물대신 오줌을 넣기도 했으니. 당시 지천으로 걸려올려져 남성동 선창가에 쌓여있던 미더덕이 물총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연싸움(퍼온 사진입니다)

     

     

    물론 고상한 놀이도 있었다. 연날리기도 있었고 자치기도 했다. 연날리기에도 싸움이 등장하니 바로 연싸움이다. 연줄에 유리가루를 붙여 상대방 연줄을 끊어버리는 놀이다. 연줄에 유리가루 입히는 일을 마산 말로 '사구먹이기'라 했는데, 일단 '사구'를 잘 먹이는 누군가가 연싸움의 강자였다.

     

    그밖에 생각나는 놀이로는, 우리 말로는 모르겠고 일본말로 '다수겟또'라는 게 있었다. 전봇대 하나 씩으로 편을 갈라, 서로들 상대편을 잡는 방식이다. 잡혀지면 포로형식으로 전봇대에 하나하나씩 손을 잡고 늘어서게 하는데, 우리 편이 용케 달려 와 잡혀진 맨끝의 손바닥을 때리면 "다수겟또!"하며 모두들 살아나는 놀이다. 지금 기억을 돌이켜 생각을 해보지만 하도 오래돼서 다수겟또 놀이 방식은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맨 위 사진은 후배가 올린 것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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