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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두승 시인의 <고상한 혁명>
    컬 렉 션 2021. 5. 23. 15:12

    어제 서촌마을의 '백석, 흰 당나귀.'

    시인의 집에서 시인이 어느 시인을 소개해 만났다. 시인은 나에게 자신의 시집을 한 권 건넸다. <고상한 혁명>. '혁명'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강렬한 것이다. 어떤 선입관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같이 와인을 마셨고, 시인은 얼마 후 자리를 떴다.

     

    오늘 아침, 등산배낭에 들어있던 시집을 꺼내 본다. 엊저녁 서로 인사를 건넸지만 시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황두승이라는 분이다. 시집 제목을 보고 혁명에 관한 시들이 들어있겠구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시집이 아니었다.

    시인의 글에 이런 대목이 있다. "혁명이란 단어는 웬지 불안과 공포감을 준다. 프랑스 대혁명이나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 등 정치적 혁명을 연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황두승 시인의 '혁명'이란 정치나 이념적인 것이 아닌, 그의 표현대로 "일탈이 아니라 정통을 추구하기 위하여 코페르니쿠스 적 전환"의 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안도현 시인도 그의 추천사에서 황두승 시인의 '혁명'을 황 시인 특유의 사람됨에 비교한다. 예컨대 "황 시인은 어떤 풍경이나 사물을 표현할 때 빙빙 둘러대지 않는다. 그의 시적 발상의 특징은 직선적이며 남성적이다. 이러한 발화는 한국시의 고지럭인 병폐처럼 여겨 온 심약하고 여성적인 목소리를 일거에 압도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 시적 방법론을 그는 혁명이라는 시어로 그러내고자 한다"고 적고있다.

    수록돼 있는 시들도 그렇다. '명동산책' '아버지의 아들' '평토제' '광화문 네거리에서' 등 일상과 주변에서 일어나고 겪는 소박한 일들을 정감있고 서정적인 언어로 적고있는 시들이다.

    황 시인의 이력이 이채롭다. 대학에서 헌법학을 전공해 학위를 취득한 헌법학자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재직 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독일과 미국에서 교수생활을 했으며 독일어와, 영어, 라틴어 및 한문 고전에 능통한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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