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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宗廟大祭' 奉行
    컬 렉 션 2022. 5. 2. 11:10

    5월 첫 날, 눈과 귀가 호사를 했다. 마음 또한 말끔해지면서 그랬다.서울 종묘(宗廟)에서 봉행된 '2022 종묘대제'를 가까이 현장에서 직접 본 것이다. 종묘대제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가 모셔진 종묘에서, 그 혼백에 올리는 제례의식으로 올해 행사는 3년 만에 봉행된 것이다. 

    매년 열리던 이 의식은 코로나로 인해 작년, 재작년 이태는 봉행할 수 없었다. 그런 만큼 이 날 행사는 의식을 진행하는 주최 측이나, 이를 보는 국민들 공히 감개가 무량했을 것이다. 특히 이 날은 코로나와 관련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만에 해제되는 즈음이어서 그 의미가 더했다. 

     

    다만 하나 아쉬웠던 것은 전통적인 제례 집전 장소인 정전(正殿)이 보수공사로 인해 여기서 진행되지 못하고 別殿인 영령전에서 봉행된 것이다. 하지만 영령전 또한 종묘대제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 해왔다는 점에서 유사시 정전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측면은 평가할만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왕과 왕비의 신위가 모셔진 종묘는 영토의 보전과 백성의 삶을 백성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측면에서의 사직(社稷)과 함께 조선을 정신적인 차원에서 지탱케 한 한 축이었다. 종묘와 사직, 그러니까 종묘사직은 조선왕조 존재의 가치이념이면서 500년 역사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키워드인 것이다. 

     

    조선시대의 종묘대제는 왕이 종묘에서 직접 행례를 하는 중요하고 큰 왕실의례로써 역대 왕들의 노고를 기리면서 국태민안을 바라고 기원하기 위한 핵심적인 행사였다. 특히 종묘대제에는 제사의식을 장엄하게 하는 음악인 종묘제례악이 연주되어 기악(樂)과 노래(導唱), 그리고 춤(佾舞)이 함께 어우러지는 국가적 차원의 일종의 문화행사이기도 했다.



     

    2시간 가량 진행된 '종묘대제' 전 과정을 보면서 시종일관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종묘제례악의 한 축인 '일무(佾舞)'였다. '일무'는 홍의(紅衣)의 64인 무사(舞士)들이 제례의 구비구비에 樂(奏樂)에 맞춰 춤을 추는 종묘대제의 의식무로, 제례의 신비감을 더해주는 조선조 특유의 춤으로 다가왔다.

    붉은 빛의 홍의, 그것은 국왕의 혼을 상서로운 하늘나라로 천도하고자 하는 염원의 빛일 것이다. 그것들이 무리로 열(列)을 지어 느릿느릿 오묘조묘한 춤사위로 나부낄 때 영혼은 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 하늘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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