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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종주산행 3박4일
    컬 렉 션 2022. 6. 7. 06:15

    종주산행 3박4일. 그것도 지리산을.

    따진다면, 70줄 나이의 우리들에게 들어맞는 건 아니다.

    연부역강의 나이들이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우리들은 그것을 했고 해냈다.

    하루 밤은 지리산의 초입인 구례에서,

    그리고 사흘의 낮과 밤을 지리산 품에 안겼다.

    횟수에 집착한 측면이 없잖아 있다.

    이번 종주산행이 10번 째라는 점에서다.

    수가 꺽이어지는 '10'은 그 의미가 다양하다.

    마무리라는 것, 그리고 또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다.

    우리들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돌이켜보면 2009년이 우리들 지리산 종주산행의 기점이다.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햇수로 13년,

    그 사이 우리들은 열번의 지리산을 오르내린 것이다.

    빠진 해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코로나 역병도 그 이유 중의 하나다.

    올 6월, 우리들이 팀을 꾸려 지리산을 가자고 결의를 모은 것은,

    그런 점에서 특히 그 계기가 강렬했다.

    2년 간 미증유의 코로나 역병 시절을 견뎌냈다는 것,

    그러기에 지리산에 대한 갈증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다가왔었기 때문이다.

     

    지리산은 10여년 간 늘 그랬듯이 변치않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고,

    우리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 품에 풍덩 빠져들었다.

    노고단을 시발점으로 우리들은 천왕봉까지 30여 km를 걸었다.

    지리산은 때로는 다감하게, 때로는 까칠한 형상과 느낌으로 다가왔지만,

    그 속뜻을 우리는 잘 안다. 한 없이 어루만지고 보듬어 주는 애틋함이다.

    세찬 비와 거친 바람을 쏟아내지만,

    그 마무리는 맑고 푸르고 풍성하고,

    그리고 인자하고 위대한 대자연의 모습으로 우리들을 달래준다.  

     

    2박3일 지리산 능선에서 하루 종일을 거센 비와 바람의 악천후 속을 걸었지만,

    우리들은 묵묵하고 온전하게 그것을 받아들이며 걸었고,

    마침내 지리산은 마지막 날 일망무제 운해 속 천왕봉의 맑고 푸른 하늘을 열어 주었다.

     

     

     

    열번 째의 종주산행이니, 이번을 기점으로 우리들은 생각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마무리로 할 것이냐, 또 다른 10년으로 가며 다시 시작할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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