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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복 시인의 詩
    컬 렉 션 2022. 3. 28. 12:05

    <序 詩>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

     




    내가 읽은 서시 중에 가장 아름다운 서시(序詩)…”
    최영미 시인에 관해 과문한 편이지만, 한 가지 느껴지는 건 있다. 상당히 크리티컬하다는 것.
    그녀가 시를 평하는 걸 어쩌다 보면, 대개는 내 이해 수준을 벗어나는 것이지만 아무튼 날카롭다.
    물론 호평도 더러 한다. 하지만 오늘 조선일보에서 보듯,
    이성복 시인의 ‘서시’ 이 시를 평하면서 이런 극찬의 평을 최 시인이 하고있는 건 나로서는 처음이다.
    그래서 시를 몇번 씩 읽어본다.
    나는 그저 그렇게 평이하고 편안하게 읽혀지고 느껴지는 시일 뿐이다.
    최 시인의 찬사는 이 말로 마무리 되고있다.
    “…시인의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오늘 최 시인의 이성복 시에 대한 이런 평은 어떤 싱크로感을 준다.
    며칠 전 이성복 시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동기 친구와 호수공원을 걸으러 일산에 왔길래 만났다.
    한 4년 만의 만남이다. 시인의 고등학교 친구는 나의 중학교 친구다. 그래서 어쩌다 만나게 된다.

    얼마 간 함께 걸은 후 시인은 손녀가 코로나에 걸렸다며 먼저 갔고,
    나는 친구와 주엽역 인근에서 소주 한잔을 했다.
    그 자리에서 이성복 시인의 시 얘기가 나왔고 최영미 시인의 얘기도 나왔다.
    친구는 이성복 시인의 글, 특히 시가 어렵다고 했고, 나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친구는 자신의 주장에 최 시인을 갖다 부쳤다. 최 시인도 그렇게 보고있다는 말이었다.

    오늘 조선일보의 최 시인의 이성복 시를 평하는 글에서도 이런 대목이 나온다.
    “쉬운 듯 어렵고, 어려운 듯 쉬운 시”가 이성복 시인의 시라는 것.
    표현은 이렇지만, 아무래도 ‘쉬운 듯 어렵다’는 쪽에 무게를 두는 듯한 느낌으로 읽힌다.
    그런데 나는 그렇지가 않다. 이성복 시인의 시가 술술 잘 읽힌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2018년 8월 구기동에서 이성복 시인과 함께

     

     

     

      https://m.blog.naver.com/darby4284/221346186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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