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오늘, 그러니까 2018년 5월 17일 광화문 중학교 동기모임에서의 사진 한 장.
양수리 마현갤러리 제상철 관장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다.
기억하기로,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디서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제 관장은
이날 좀 어려운 노래를 택했다.
이수인 선생의 가곡 '석굴암'인데, 이 노래가 어렵다는 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노래가 서정적이면서도 묵직해서 부르기가 나로서는 쉽지않다.
그래서 나는 어려운 노래로 보고있는 것인데, 물론 듣고 감상하는 건 다른 차원이다.
하지만 기실 그 날 그 자리에서 이 노래를 알만한 친구들이 몇 명이나 됐을까 싶다.
제 관장의 노래 부르는 모습 아래, 좀 머쓱한 표정을 짓고있는 한 친구의 표정에서도 그게 묻어나지 않은가.
제 관장이 나름 그 노래를 택해 부른 이유가 있었다.
그 무렵 이수인 선생을 모시고 하는 노래부르기 모임에 나가면서 기량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석굴암' 이 노래를 한 곡 길다랗게 뺀 뒤,
이 친구는 선생으로부터 노래 잘 부른다는 칭찬을 받았다는 말을 여러 번 보탠 기억이 난다.
제 관장의 모습을 간만에 보면서 양수리 한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수인 선생도 돌아가셨고 하니, 제 관장과 더불어 추모의 염을 담아 소주 한 잔하면서 노래나 실컷 불러보고 싶다.
제 관장을 찍은 사진이 여럿 있다.
오래 된 것은 10년이 넘은 것이고, 근래 것으로는 작년 9월에 마현화랑에서 찍은 것이다.
제 관장은 표정이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어떨 때 보면 어린 아이 같은 순진한 모습이지만,
어떨 때, 예컨대 위와 같이 노래를 부르며 심취해 있을 때는 농익은 신앙인같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