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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고교 동기들과의 오랜 만의 나들이. 코로나 이전에들 봤으니, 햇수로 2년 만에 함께 손을 잡고 느지막한 봄소풍 길에 나선 것이다. 문경새재는 70줄 나이의 우리들에겐 여러모로 격에 맞아 떨어지는 봄소풍 장소가 아니었던가 싶다. 문경새재 옛길의 아기자기하고 옛스러운 풍광들은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새재 2관문까지 걸어가며 우리들은 무르익은 봄날, 새재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눈과 귀로 만끽했다. 옛 과거보러가는 길을 걸을 땐 예전 학창시절 얘기를 많이 주고들 받았다. 아무래도 공부와 관련있는 길이기에 그럴 것이지만, 누가 공부를 잘했니 못했니, 어느 선생님이 실력이 있었니 없었니 등 모두들 잡다한 소회가 없을 수 없을 것이니 추억의 형태로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
제 2관문 못미쳐 어느 지점과 '문경새재아리랑비'에서 찍은 사진들. 표정들이 어린 소년들처럼 싱그럽지 아니한가. 스무 명 우리들은 각자들 따로따로, 혹은 끼리끼리 어우러져 왕복 10여 킬로의 길을 많은 얘기들은 나누며 걸었다. 나는 정수 친구로부터 氣수련과 관련한 재미나고 신기한 얘기들을 들었는데, 적잖은 공부가 됐다.
'맥캘런(Macallan)' 위스키가 느닷없이(?) 오찬에 등장해 오랜 만에 입맛을 다시게 했다. 가끔씩 귀한 술을 동기들에게 안기는 안무영 회장이 갖고 온 것이다. 맥캘런 중에서도 하이클라스인 '레어 캐스크(rare cask)' 브랜드다. 이 술을 소주 잔에 한잔 씩 따라 건배를 하며 마셨다. 더덕과 우럭구이가 좀 격에 맞지 않는 안주이긴 하지만, 오크통 숙성의 진한 맥캘런 위스키의 향은 오래오래 우리들 입안에 머물렀다.
이번 소풍길에 들린 '오미나라.' 이번 한미정상회담 만찬주로 제공된 '오미자 와인'으로 유명한 와이너리로 유명한 곳이다. 브랜디와 문경 특산의 오미자와 사과를 원료로 한 지역주, 그리고 오미자 와인을 자체기술의 발효와 증류를 통해 생산하고 있는데, 이종기 대표의 친절하고도 상세한 설명은 브랜디와 와인의 숙성과 발효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넒게 해 주었다.
소풍길 마무리는 역시 한잔의 술.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의 아들이 운영하는 용인 수지의 고기집에서 푸짐하고 질펀하게 먹고 마셨다. 소풍에는 참가하지 못한 박오수 교수와 윤기원 회장, 최병인 회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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