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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안하게 글쓰기
    村 學 究 2022. 6. 30. 16:36

    편한 것만 추구한다. 
    집에 있을 때도 그렇고 어딜 갈 때도 그렇고, 
    먹을 때도 그렇고, 누구랑 얘기 나눌 때도 그렇고. 
    그럴만한 나이라는 것을 익스큐스로 삼는다.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글 쓸 때도 그렇다. 
    편한 자리와 편한 글쓰기 도구가 있어야 한다.
    나름의 이런 ‘수작’은 나이를 먹을 수록 점점 진화돼 왔다.
    예전에는 글쓰기에 있어 이런 것들에 그리 집착하지 않았다.
    어디 기대 서서든, 앉아서든, 엎드려서든 자세도 그렇고,
    연필이든, 볼펜이든, 만년필이든, 자판이든,
    그리고 원고지든, 종이쪼가리이든, 컴퓨터이건 도구를 가리지 않았다.
    그저 뭘 어떻게 쓸 것인가에만 신경을 기울였다.
    그러던 게 언제부터인가 오로지 편하게 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어떤가.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일은 드물다. 
    특히 책상에 똑바로 앉아 볼펜이나 만년필로 종이에 쓰는 일은 아예 결단코 없다.
    어쩌다 책상에 앉아 PC로 글을 쓸 때가 있기는 있지만 잘 하질 않는다.
    그럴 경우 자세는 항상 삐딱한 채다.
    책상에 발을 걸쳐놓는 게 편하니 키보드도 멀찍해야 한다. 
    그러니 그에 맞게 키보드, 마우스가 모두 무선일 수밖에 없다.

    이즈음 내가 집에서 글쓰는 장소는 정해져있다.
    거실 소파다. 도구는 아이패드(iPad)다. 부팅이고 뭐고 없이 간단하니 편하고 좋다.
    블루투스 키보드와 페어링된 아이패드는 가볍다. 용변을 보면서도 보고 쓸 수가 있다.
    그러니 집에 있을 때 나는 거실 소파의 붙박이가 되는 것이다. 
    내가 푹 파묻히듯 앉는 소파 한 팔 거리에서 글쓰기에 관한 모든 일을 하는 것이다.

    이러고 있으니 내가 무슨 대단한 글을 쓰는 것처럼 여겨질 것이지만,
    그건 결코 아니다. 그저 신변잡기의 이런 저런 잡문 류의 글을 쓴다.
    그러면서도 얼굴이 많이 두꺼워졌다. 나의 잡문 류의 이런 저런 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그에 별 구애를 받지 않으니 뭐랄까, 
    얼굴도 두꺼워졌고 뻔뻔스러워진 것이다.
    이 또한 나이로 익스큐스를 해도 될 지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그래도 매일 글을 써대는 게 일상이 되다시피 했고,
    그를 통해 그나마 나름의 안식과 자유를 얻고있는데, 특히 자유에 방점을 찍고자 한다. 
    그러니 나는 나의 이런 행위를 나만의 늘그막의 팔자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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