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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즉 며칠 전 함께 술을 마신 군대후배로부터의 전화.
이런 저런 말 제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괜찮느냐는 것.
단번에 알아챘다. 자기는 코로나에 걸렸는데 나는 어떻냐는 것 아니겠는가.
괜찮다, 그랬더니 “과연” 그런다.
‘과연’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같이 술을 마시다 자기는 걸렸는데,
나는 멀쩡한 것에 대한 일종의 투심일 수도 있겠고,
예전 군 생활할 때의 나를 떠올리며 견주고자 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괜찮다.
헌데 후배의 말을 듣고보니 요 며칠 새 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아침에 기침하면 콧물이 흐르고 기침이 좀 잦아졌던 것이다.
그럼 그게 나로서의 코로나 증세였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아무튼 후배도 며칠 지나면서 괜찮아졌다고 하니 다행스런 일이다.
곁에서 후배와의 전화를 듣고있던 아내가 그런다.
나도 좀 이상하던데 옮았을 수도 있겠다 운운. 텔리비전이 시끄럽다. 윤석열 새 정부의 용산 이전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얼굴이 보인다.
그 입에서 용산 이전에 반대하면서 안보 공백 운운하는 장면에 아내 말을 끊어버리고 문재인을 들먹였다.
일모도원(日暮途遠). 해는 떨어지는데,
갈 길은 까마득하니 멀고 그러니 이런저런 핑계로 몽니를 부리는 것 쯤으로 여기면 되겠다.
아내는 내가 문 대통령 싫어하는 걸 잘 안다.
그러니 한마디 더 보탰다. 그런데 내 눈에는 좀 추악스런 발악으로 보인다 운운.
새삼 돌이켜 지금 생각해봐도 아찔하다.
만약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됐으면, 지금 쯤 이 나라도 그렇고 특히 나는 어쨌을까 하는.
일종의 그런 악몽에서 벗어난 지금이 나는 자유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 아침 햄버거를 먹는다.
햄버거는 자유를 상징하는 것이니까, 곧 문재인과 이재명으로 벗어나는 자유다.
오늘은 프랭크 수제버거가 아니고 맥이다.
그것도 빅맥으로.
빅맥이라니, 빅엿이라며 나에게 주절되는 누가 있겠지.그래도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