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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 생 충'
    컬 렉 션 2019. 6. 2. 08:59

    영화보는 것도 나이에 따라 변해간다. 예전에는 작품성과 예술성 등 이른바 영화의 고상한 품격을 좀 따져서 골라보곤 했는데, 이제는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는 것도 아니지만, 어쩌다 한 편씩 보는 것도 다소 부화뇌동 적이다. 말하자면 떠들썩하고 소문이 난 영화를 보는 것이다. '기생충'이라는 영화도 그렇다. 칸느영화제 '황금야자상'이 어떤 상인가. 오스카 보다 오히려 영화예술의 본질성 추구에 있어 격이 높은 것으로 평가돼 온 칸느영화제의 그랑프리 아닌가. 그런 점에 있어서 '기생충'은 대단한 영화로 일단 인정받았다. 칸느 그랑프리 수상 만으로도 그렇지만, 그에 따른 홍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도저히 이 영화를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나도 어제 봤다. 

    느낌에 있어 단정적인 것은 일단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 스토리 설정도 그렇고 배역의 캐릭터도 스토리에 부합되게 재미있다. 봉준호의 출세작인 '괴물'을 연상케 한다. 어쩌면 평범한 것으로 보이는 소재에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봉준호의 탁월한 영화적 능력이다. 여기에 봉준호는 어떤 이념적인 메시지를 담으려하고 있는데, 바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불공평하고 불안정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희극적인 상관관계를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봉준호가 전하고자 하는 그런 메시지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봉준호가 그런 의도로 영화를 만들었으면 그건 좀 억지라는 생각이다. 말하자면 재미로 충분한데 거기이념을 덮어버리고자 한 영화가 바로 '기생충'라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보고나면 남겨지는 생각이 별로 없다. 그저 블랙 코미디 성 한편의 오락영화를 재미있게 본 느낌이다. 나로서는 그렇다. 그저 웃고 공포적인 장면에서 전율하고 하다 끝나는 그런 영화인 것이다. 이 영화를 극찬하는 무수한 평론 가운데, 영화가 끝나고 서로에게 많은 얘기를 던져주고 생각케 한다고 하는데 글쎄 나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생충'은 좋은 영화다. 무엇보다 재미있으니까. 영화에 있어 흥미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아니 다른 측면보다 가장 우선시 되는 요소라는 점에서 그렇다. 칸느 영화제도 무엇보다 이 점을 높이 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작품성과 예술성을 따져 온 칸느 영화제의 전통도 그런 점에 있어 많이 변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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