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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 호수공원, 연꽃볼 거 리 2019. 7. 28. 13:36
억수로 퍼붓던 장마비가 아침에 잠시 멎었다. 약간 소강 상태다. 7시도 채 안 된 이른 아침인데, 문득 호수공원이 생각났다. 연꽃이 떠 올랐기 때문이다. 무더운 날씨와 장마비에 호수의 연꽃은 어떤 모습으로 피어 있을까.
장마비와 연꽃에 대한 어떤 기시감이 있다. 어느 해 여름, 줄기차게 내리고 있는 장마비 속 호수공원을 걷는데, 호수에 연꽃들이 무성했다. 걷다가 아름답게 피어오른 연꽃에 발걸음이 멈췄다. 그리고 넋을 잃고 오래 오래 바라다 보았다. 그 때 이후 장마철에 내리는 비를 보면 호수공원의 연꽃을 떠 올린다.
활짝 핀 연꽃을 그런 기시감 속에서 기대하고 호수공원을 갔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꽃들은 빈약했다. 아예 꽃망울을 내밀지 않았거나, 더러 망울을 터뜨려 피어있는 꽃들도 만개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예전의 풍성하고 아름다웠던 그 연꽃들이 그리웠다. 그 연꽃을 떠 올리며 다시 터벅터벅 걸었다.
다시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있다. 호수공원이 장마비에 수묵화처럼 잠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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