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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宇中 회장 別世
    obituary 2019. 12. 10. 08:27

    오늘 새벽녘 눈 떠자마자 접한 뉴스가 김우중 회장 별세 소식이다. 날이 채 밝지않은 미명의 어둠 속에서 잠시 김 회장의 생전 모습이 떠 올려졌다.

    1993년 3월이었던가,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한 후 거제 생가를 첫 방문하는 길이었다. 장목 방파제 쪽에서 내려 좀 걸어 들어가는 대계 마을에 YS 생가가 있다. 재계 총수들이 많이 수행했다. 저마다들 걸어 생가로 가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다. 모두들 우산을 꺼내 썼고, 재계 총수들 곁에는 비서들이 우산을 받쳐들었다. 그렇게들 부산하게 걸어가는데, 내 바로 앞에 어떤 분이 우산도 쓰지 않고 혼자서 걸어가고 있었다. 뒷 모습을 보아하니 김우중 회장이었다. 꽤 강한 소나기였는데, 김 회장은 그 비를 그냥 맞으며 걷고 있었던 것이다. 김 회장은 비서를 대동하지 않았다. YS와의 관계가 떨떠름하던 시절이라 그랬던 것일까. 내가 쫓아가 뒤에서 우산을 씌워드렸다. 빗물에 엉킨 젖은 눈으로 나를 보더니 고맙습니다고 했다. 생가까지 걸으며 김 회장과 몇 마디 나누었다.

    몇년 후 1995년인가, 대통령 베트남 순방 때 호치민에서 김 회장을 뵌 적이 있다. 그 때 호치민 대우 호텔은 대통령 순방에 맞추어 조기 준공을 했고 대통령은 그곳을 숙소로 했다. 호텔 안으로 들어서니 김 회장이 호스트 라인 중앙에서 대통령 수행원과 기자단을 한 사람 한 사람 씩 맞고 있었다. 내 차례가 돼 김 회장 앞에서 인사를 했다. 김 회장이 나를 보더니 웃으며 한 마디 했다. 김 부장 이지요? 반갑습니다. 김 회장은 2년 전 YS 생가 방문 때 우산을 씌워드린 나를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소한 만남이었지만, 나에게는 한 시대를 살다 간 '거인'과의 소중한 인연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세계경영' 대우 신화 일군 김우중 前회장 별세

    입력 2019.12.10 00:43 | 수정 2019.12.10 06:51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는 평소 뜻에 따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하반기까지도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글로벌 인재양성 활동을 해오다 지난해 11월 귀국해 12월 말까지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러다 올해 하반기에 건강이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조선일보DB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조선일보DB
    김 전 회장은 2017년 3월 서울에서 열린 ‘대우창업 5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행보는 공개된 적이 없었다.

    김 전 회장은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김 전 회장은 1963년부터 한성실업에 근무하다가 1967년 자본금 500만원에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설립했다. 45세 때인 1981년 대우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그룹을 확장해 1999년 그룹 해체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로 일군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김 전 회장은 세계경을을 기치로 1990년대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 ‘신흥국 출신 최대의 다국적기업’으로 대우를 성장시켰다. 해체 직전인 1998년 대우의 수출액은 186억 달러로 당시 한국 총 수출액(1323억 달러)의 14%를 차지하기도 했다. 고인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유명한 저서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대우그룹은 1998년 당시 대우차-제너럴모터스(GM) 합작 추진이 흔들린 데다 회사채 발행제한 조치까지 내려져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대우그룹은 41개 계열사를 4개 업종, 10개 회사로 줄인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도 발표했지만,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1999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해체됐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21조원대 분식회계와 9조98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으로 2006년 1심에서 징역 10년, 추징금 21조4484억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징역 8년6월, 추징금 17조9253억원으로 감형됐으며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 전 회장은 이후 베트남에 머물며 인재양성 사업인 ‘글로벌 청년 사업가(GYBM. 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프로그램에 주력해왔다.

    김 전 회장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은 지난해 3월 열린 대우 창업 51주년 기념행사가 마지막이다. 대우그룹 임직원들은 1999년 그룹 해체 이후에도 매년 창업기념일에 기념행사를 진행해왔으며 김 전 회장을 포함해 300여명이 참석해 왔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아주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며,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거행된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0/20191210000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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