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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9년 3학년 1반(II)
    obituary 2020. 2. 19. 13:03

    부산 사는 친구가 사진을 한 장 카톡으로 보내왔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단체사진으로 나도 갖고있는 사진이다. 이 사진을 놓고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던 중 이들 동기들 중 몇 명이 세상을 버렸을까로 화제가 옮아갔다. 내가 아는 면면들로 대략 10명 안팍이다. 물론 그 친구도 아는 죽음들이다. 그 가운데는 안타깝고 가슴아픈 사연도 많다. 한 친구는 내가 어떤 단초를 제공한 것 같기도 해 지금 생각해도 아득해진다.

    마산서 어떤 친구가 올라왔다. 나를 포함해 3명이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약속을 잡은 후 나에게 갑작스럽게 사무실에서 긴요한 일이 생겨 나만 나갈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둘만 만났는데, 마산서 올라 온 친구는 팔목에 부상을 당한 상태라 술을 마실 수 없었다. 결국 둘이 만나 싱숭맹숭한 가운데 밥만 먹고는 일찍 헤어졌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술 한 잔 안 마시고 집으로 간 친구는 모처럼 일찍 들어 온 김에 배드민턴을 칠 요량으로 동네 배드민턴 장으로 가 거기서 운동을 하다 심장질환으로 쓰러졌고 깨어나질 못한 것이다. 당시 내가 그 자리에 나가 그 친구와 함께 술을 마셨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겠냐는 자책감이 한 동안 따라다녔다.

    애타고 가슴 아프지 아니한 죽음이 어디 있을까마는, 오늘 갑작스레 부산 친구와 얘기를 나누면서 이런저런 친구들의 죽음을 하나하나 떠 올리자니 새삼 마음이 갑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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