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 편, 오른 편?

실로 오랜 만에 만난 선배가 인사와 동시에 '우선'이라는 전제를 달고 꺼내는 말.   우리 이 것부터 알자. 오른 쪽인가, 왼쪽인가. 나는 중도인데, 중도면 왼쪽이라고 하던데.   갑작스런 제의라 할 말을 잃고 있는데, 또 덧붙이는 말.   그 걸 서로가 알아야, 세상 돌아가는 얘기라도 통하는 말은 통하고 안 통하는 말은 안 통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가 어디 한 둘인가. 그 모든 것에 그런 구분을 두고 하자는 말씀이다. 우스개로 듣고 넘기기에 좀 당혹스럽다. 물었으니 답은 해야 한다. 뭐라고 해야 하나.   나? 보수 쪽이지요. 그러나 진보를 지향하는...   해 놓고 나니 그 말에 내가 헷갈린다. 진보를 지향하는 보수? 결국 얼머부리려다 보니 나온 造語성의 말작난이다. 둘이는 결국 마주보고 쓸쓸하게 웃었다. 무서운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