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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새벽 길 '묵주기도'村 學 究 2020. 5. 9. 16:41
매일 새벽 길을 걷는 게 습관처럼 됐다. 거의 한 달이 넘어간다. 일어나 집을 나가는 시간도 점점 빨라진다. 5시 30분 정도이던 것이 5시 전후로 앞당겨지고 있다. 오늘은 5시 10분에 집을 나섰다. 운동삼아 걷기 시작한 새벽 길이다. 그러다 그게 좀 달라졌다. 걷는 길에 생각을 정리하고 챙기는 사색이 가미됐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사색에 바람을 담아 간구하는 기도가 보태졌다. 자연스럽게 그리 됐다. 그래서 이제는 새벽기도 길이 됐다. 한 시간 이상을 걸으며 생각을 하고 기도를 하는 것이다.
기도를 잊고 살아온지가 꽤 된다. 그러니 쑥쓰런 감도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좀 당당해졌다. 기도와 관련해 모르는 것도 많다. 모르는 건 물어보기도 한다. 그저께는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한 신부님에게 질문도 드렸다. 묵주의 9일기도를 고해성사 없이 드릴 수가 있느냐는 것. 신부님은 해도 된다는 답을 주셨다. 내 처지로는 코로나라는 걸림돌이 고해성사를 할 수 없는 이유라는 점에서 물었고, 신부님 또한 답변이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그 이유로 들고 있었다.
묻고싶은 건 또 있다. 9일기도의 방법과 순서가 찾아보는데 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묵주기도는 요일마다 바치는 신비의 챕터가 다르다. 그러니까 요일을 기준으로 9일기도를 바치는 것으로 나는 알았다. 그런데 어디를 찾아보니 그게 아니었다. 요일과 관계없이 정해진 순서, 이를테면 환희-빛-고통-영광의 신비 순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후자가 맞는 것으로 보고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헷갈리는 측면도 그렇고 개운하지가 않다.
또 하나 9일기도를 바치는 자세와 태도에 관한 것이다. 나는 새벽 길을 걸으며 9일기도를 바치고 있다. 묵주를 들고 기도책을 봐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래도 그게 나에겐 더 익숙하고 좋다. 걸음걸이에 따라 읊조리는 기도에 리듬감이 있어 좋다. 새벽바람을 맞으며 노래를 하는 기분이다. 그런데 어제 인터넷 어디를 봤더니, 9일기도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바쳐야 한다고 나와있다. 기도를 드리다 무릎이 아프면 어떻게하라는 충고까지 하고 있다. 그러면 나의 9일기도 드리는 태도는 잘못된 것이 아닌가. 그런 관점의 차원에서 보자면 불경스럽다 할 나의 기도 태도가 아닌가. 그러니 이 역시 개운하지가 않다.
나는 겉으로는 오래 된 신자다. 영세 받은지 40년이 지났다. 하지만 나는 지금 초심자의 심경으로 한발 한발을 내딛고 있는 처지다. 냉담을 여러 번 왔다갔다 한 것이다. 그러니 두렵고도 조심스럽다. 모르는 건 찾아보고 물어보면서 배워 나가야 한다. 앞으로 물론 그럴 것이다. 특히 방법이나 형식이 나에겐 어렵다. 영 생소한 건 아니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새로 익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외형이나 형식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정작 더 소중한 건 참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내 안의 성령을 모시고 받드는 일이다. 나에게는 그게 더 중요하다. 그게 바로 본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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