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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묵주의 9일기도' 56일 째.
기도를 바치는 정해진 룰에 따른 마지막 날이다. 내 생애 처음 해본 묵주 9일기도다. 5월 5일 시작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기도를 드리게 해 준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께 감사를 드렸다. 절절한 마음이었다.
오늘 새벽 길 기도 중에 유독 떠올려지는 장면과 말씀이 있다. 예수님이 수난을 앞두고 겟세마니에서 사람의 아들로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 42).
묵주 9일기도를 바치면서 바람이 왜 없었겠는가. 애시당초 기도의 시작이 그것이었지 않은가. 그러나 기도를 바치면서 마음은 무거워져 갔고, 나의 바람의 생각은 자꾸 엷어져 갔다. 간절한 바람의 기도, 하지만 그 이룸은 하느님의 뜻대로 되게 하시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그렇게 절절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오늘 묵주 9일기도 마지막 날, 감사의 마음 속에서도 간절한 바람이 하나 있다. 사경을 헤매고있는 한 사람을 은총과 자비로 보살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주님의 뜻대로 하시라는 기도를 드렸다.
새벽 흐릿한 구름 속에서 해가 그 모습을 잔잔하고 애잔스럽게 드러내더니, 이윽고 활짝 떠올라 크고 둥근 광명의 빛을 세상에 활짝 드리우고 있다. 밝고 둥근 해를 보면서 예수님이, 그리고 성모 마리아가 내 기도의 마음 속으로 살짝 들어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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