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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들의 휴대폰 벨소리즐거운 세상 2020. 9. 12. 11:52
경의선 전철 안.
경로석 앞에 서서 졸며 가는데, 갑자기 "자옥아, 자옥아" 노래 소리에 잠이 달아났다. 앞에 앉은 어떤 할머니의 휴대폰 벨 소리다.
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경로석 주변의 졸던 사람들은 다 깼을 것이다.
그 할머니 곁의 다른 할머니는 눈총까지 준다.
그러고 좀 더 가는데, 이번에는 흘러간 올드 팝송이 나온다.
짐 리브스의 '디스턴트 드럼(distant drum).'
웬 감미로운 노래인가 싶어 보니 그 할머니 옆의 할아버지 휴대폰 전화 벨 소리다. 그 소리도 커서 사람들의 시선이 그 할아버지에게 모아지고 있었다.
나의 스마트폰 벨소리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이다. 3년 정도 됐다.
그런데, 이즈음 전화 온 것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주변이 조용할 적에는 모르는데,
사람들이 좀 있고 떠들썩한 장소에서는 잘 들리지가 않는 것이다.
시니어 층의 노인들 휴대폰 벨소리가 대중적인 멜로디에 소리가 큰 것은,
아마도 잘 듣지 못한 점을 고려한 탓일 것이다.
나 또한 그 계층에 다가가는 처지다.
그러니 나도 벨소리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전철 경로석 할머니, 할아버지의 그런 그런 벨소리들이 나를 부추기고 있다.
뭘로 바꿀까.
좀 세고 자극적인 거로 해서 나훈아의 '붉은 입술,'
아니면 딥 퍼플의 '하이웨이 스타(highway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