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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이건희 회장의 이 한장의 사진
    obituary 2020. 10. 26. 15:16

    이건희 회장을 한번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그저 보편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알고있는 그 수준 만큼 나도 아는 정도다. 삼성과 이 회장에 대한 好惡도 그렇다. 그런데 이 회장 별세하고 이틀 째가 지나가고 있는 오늘 한 장의 사진을 접하고 문득 아, 이 회장이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이 회장 별세의 현실감이 들면서 이 회장을 새삼 생각나게 했다.

    이 회장이 누이동생 명희 씨의 손을 잡고 우는 모습이다. 지난 2010년 故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기 때다. 뭣 때문에 남매가 두 손을 맞잡고 우는지 그 사연은 알 수가 없으나, 이 회장이 저런 표정으로 서럽게 울고있는 사진은 나로서는 처음이다.

     

    이 회장의 이런 모습을 보고 든 느낌은 이렇다. "아, 그도 사람이었구나" 하는 것.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킨 배경에는 이 회장의 기업인으로서의 선견지명과 함께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주지하는 바다.

     

     

    그 과정에서 過도 적지 않았다. 어려운 환경에서 목표를 향한, 앞 뒤 가리지 않는 추진력의 어두운 그림자 가운데 하나는 '몰인간성'일 수도 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 회장 형제 간의 불화도 같은 맥락일 것인데, 이 사진에서 건희. 명희 남매가 손을 맞잡고 울고있는 모습이 특히 그걸 떠올리게 한다.

     

    이 사진 속, 누이동생을 껴안고 눈물을 짓고있는 이 회장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그런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고, 그래서 저 눈물의 울음은 세상을 향한 안타까움의 항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세상을 하직함으로써 나는 비로소 굴레를 벗었다. 나는 그렇게 몰상식적이고 몰인간적인 사람이 아니었소"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어떤 현시감을 안기는 것 같다.

     

    다시 한번 삼가 故이건희 회장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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