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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東의 '마리서사(茉莉書舍)'
    컬 렉 션 2020. 11. 8. 11:07

    ‘마리서사(茉莉書舍)’

    책방 이름이다. 1945년 해방 후 ‘세월이 가면’의 박인환(1926-1956) 시인이 서울 종로 3가에 차린 책방이다. ‘마리서사’의 마리 혹은 말리는 자스민 꽃의 한자어다. 그러니 박 시인의 책방은 바꿔 말하면 ‘자스민 책방’이 된다. 요절한 낭만파 박 시인이 생전에 이 꽃을 좋아했던 것일까.

    ‘마리서사’ 얘기를 갑자기 꺼낸 것은 안동에 계시는 폐이스북 친구 한 분 때문이다. 이 분이 그저께 안동의 한 헌 책방에서 헌 책 한 권을 샀는데 그 책방 이름이 ‘마리서사’라고 소개하면서 그걸 포스팅했다. 그 포스팅을 보니 박 시인의 '마리서사'가 떠 올려졌던 것이다. 그러니까 경북 안동에도 박 시인의 서점 이름을 딴 '마리서사'가 있다는 얘기다.

    그 책방 옥호가 '마리서사'인 것은 분명 그 주인이 박 시인의 옛 종로통 서점을 알고있었다는 것이고 또한 박 시인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이 된다. 페친이 그 책방에서 산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한 책이었다. 페친이 책을 산 안동의 그 헌책방 이름이 ‘마리서사’인 것을 보고 문득 박인환 시인이 생각났고 시인의 옛 종로 3가 ‘마리서사’가 떠 올려졌던 것이다.

    5년 전 박 시인의 자제 분인 박세곤 교수를 '이상한 우연'을 계기로 인사동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 때 '마리서사'가 떠 올라 박 교수에게 물었다. "아버님이 자스민 꽃을 좋아하셨던 모양입니다." 좀 과묵한 박 교수는 대답 대신 그냥 싱긋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박 교수를 만나게 된 건 이렇다. 고교동기 조각가의 전시회가 인사동에서 열려 그곳에 갔다가 뒷풀이 주점에서 구두를 바꿔 신었다. 그 며칠 후 바뀐 구두의 주인이 어떻게 어떻게 해 연락을 해 왔다. 그 분이 그날 다른 전시회 뒷풀이의 참석했던 박 교수였던 것이고, 구두를 ‘교환’하고자 만난 한 잔 술을 나눈 곳이 인사동의 그 주점이었던 것이다. (사진은 안동 ‘마리서사’ 검색에 나와있는 것을 펴온 것입니다.)

     

     

     

     

     

     

     

     

    박인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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